문화재청, 2기 실체 확인 3개 고분도 새롭게 발견 "축조기법 연구 높은 가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지정된 부여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에서 왕릉급으로 추정되는 고분 2기가 확인됨과 동시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3기의 고분이 추가로 발견됐다.

2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진행된 부여 능산리 고분군 서쪽지역(충남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 산 36-14번지) 발굴조사를 통해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고분 4기의 실체가 확인됐다. 특히 4기의 고분 중 일제강점기 때 발굴된 적이 있는 고분 1기에 대한 재발굴 조사와 함께 또 다른 고분 1기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를 통해 이들 두 개의 고분이 왕릉급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와 더불어 기록을 통해서도 그동안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3개의 고분이 추가로 발견됐다.

능산리 고분군은 일제강점기였던 1915년과 1917년, 1937년 등 총 3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진행되면서 총 15기의 고분이 확인됐고 이후 1960년대 봉분 정비가 이뤄지던 중 고분 2기가 추가로 확인돼 현재까지 총 17기의 고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고분 수가 총 20기로 확인된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8호분과 10호분 등 2개의 고분은 지름 15-20m 정도 길이의 횡혈식 석실(橫穴式 石室), 이른바 굴식돌방무덤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 백제의 왕릉급 무덤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호석(護石, 무덤 외부의 보호를 위해 돌을 이용해 만든 시설물)이 두 고분 모두 봉분 바깥으로 둘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더욱이 연도(羨道, 무덤 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곳까지의 길)의 문밖에서는 옻칠과 함께 금으로 도금된 목관 조각과 금동 못 등의 유물이 발견됐으며 발견된 목관 조각에 대한 목관 소재 수종 분석 결과 고급나무인 금송(金松)으로 최종 확인됐다.

공주 무령왕릉 등 백제의 왕릉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는 금송으로 짠 목관은 이번에 조사된 고분 2기 모두 백제 시대 왕릉급 고분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되고 있다. 다만 무령왕릉의 경우처럼 무덤의 주인을 알 수 있는 묘지석(墓誌石)이 발견되지 않아 무덤의 주인을 찾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 조사를 통해 기록에 남아있던 고분 중 2기가 왕릉급이라는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고분 3기의 존재를 추가로 확인했다"며 "추후 조사가 마무리되면 백제 왕릉의 축조기법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발굴 당시 봉분의 모양, 호석, 묘광과 석실 등 조성 당시 원형이 전체적으로 잘 남아 있다"며 "이번에 발굴한 고분 2기는 백제 왕릉급 고분의 규모와 축조기법, 조성기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 가치가 매우 높은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부여=한남수·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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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능산리고분군에서 발견된 8호분(위)과 10호분 묘도부와 연문시설.  사진=문화재청 제공
부여 능산리고분군에서 발견된 8호분(위)과 10호분 묘도부와 연문시설.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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