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산리 고분군은 진흙 속의 진주 같은 존재다. 일제 강점기인 1915년부터 1937년 사이에 일본 학자에 의해 세 차례 조사가 이루어졌고, 도굴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100년이 지난 시점에 또다시 3개의 고분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것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발굴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1993년에 능산리고분군의 한 진흙 수로에서 백제시대의 공예와 미술문화, 종교와 사상, 제작 기술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국보 제287호 백제 금동대향로가 발견된 것처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추가발굴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백제 능산리 고분군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백제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이 우리만의 문화가 아닌 세계가 나서서 보호할 문화임이 입증된 것이다. 이번에 능산리고분군의 발굴성과가 1500년동안 잠자고 있던 백제문화의 역사성을 새롭게 깨운 계기가 된 만큼 백제역사유적지구 내 고분군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추가발굴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백제문화가 신라문화에 비해 저평가되면서 학술적인 연구와 발굴조사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이번 발굴을 계기로 신라문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 찬란한 백제문화에 대한 학술적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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