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에 물린 것처럼 물집이 생겼을 경우 갑작스레 생긴 피부병이라고 다들 생각하게 된다. 단순한 피부병으로 치부하기에는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지속되고, 기간마저 오래 간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끝없는 폭염이 지속되며 대상포진 환자들 역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무더위에 더욱 극성을 부리는 대상포진은 여름철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점점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김광민 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과장의 도움말로 대상포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대상포진, 여름 한창인 7-8월에 집중되는 경향 있어=대상포진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9월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기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상포진 월별 진료 인원 현황을 보면 겨울철에는 평균 6만 3000명 정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대상포진 환자는 폭염이 시작되는 7월에 8만여 명으로 1년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8월에도 7만 9000여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아 겨울철보다 많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또한 최근 6년간 모두 폭염이 시작되는 여름철인 7월부터 9월 사이 대상포진 진료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여름철에 대상포진의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냉방으로 실내외 온도 차가 크고 무더위로 인한 피로누적, 체력저하, 불규칙적인 수면 패턴 때문에 면역력이 쉽게 떨어지고 피부 노출이 많아지면서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흔히 `통증의 왕`이라고도 불린다. 상기했듯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원래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일상에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중장년층에서 대상포진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더욱이 `통증의 왕`이라고 불리어질 정도로, 느껴지는 통증이 무시무시한 질환이라 삶의 질까지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질환이다.

◇다양한 이상신호 감지되면 대상포진 의심해봐야=대상포진은 발병하면서 이상신호를 보내온다. 가장 먼저, 감기 기운과 함께 몸 일부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피부에 띠 모양의 불은 수포가 생긴다. 또한 살이 스치기만 해도 아플 뿐 아니라 조금 피로하거나 무리한 날에는 반드시 통증이 생긴다.

대상포진의 발진과 수포는 몸의 한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면역 능력이 떨어진 환자에게서는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혈액을 타고 이동해 발진이 피부 분절을 벗어나 전신에 나타날 수 있다.

발진과 물집이 돋은 지 1-2주가 지나고 나면 진물이 흐르는 물집에도 딱지가 앉기 시작한다. 이후 약 2주간에 걸쳐서 이 딱지가 앉은 피부도 호전된다. 발진이 생긴 자리에 생겼던 통증도 일반적으로는 수 주 이내에 없어지게 되지만, 이상 감각은 신경이 회복되는 몇 달간 지속될 수 있다. 어떤 환자들은 물집이 없어진 수개월 혹은 수년 후에도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대상포진을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쉽게 막을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평소 규칙적 식습관과 청결로 예방이 어느 정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에 술, 담배를 피하고 규칙적인 식습관과 충분한 수면, 꾸준한 운동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항상 몸을 깨끗이 유지하고 주위를 청결하게 해 대상포진으로 상처가 난 피부를 통한 이차적인 세균 감염을 막아야 한다. 간지럽다고 손톱으로 긁게 되면 세균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손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이차적 세균 감염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물집 터질 경우 진물 통해 전염 가능=대상포진은 환자의 물집이 터져 진물이 흐르게 되면 이 진물을 통해 전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수두를 앓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전염이 되지 않는다. 만약 수두를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이 대상포진을 앓고 있는 사람과 접촉했다면 발병을 차단하기 위해 수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 치료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방식인데, 투여 이후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며 신체상태와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또 건강한 사람에서 재발은 매우 드문 일이다. 하지만, 면역능력이 저하된 환자는 간혹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면역력에 관한 건강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노인이나 면역 억제 환자는 피부의 이상 증상은 좋아질 수 있지만 통증이 남는 경우도 있다.

특히 면역억제 환자는 지각신경이 있는 부분뿐만 아니라 전신까지 대상포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바이러스가 잠복하며 몸 속에 있는 만큼, 바이러스가 활성화가 된다면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전희진 기자

대상포진 자가진단 자료=대한피부과학회 제공

1. 물집이 나타나기 전부터 감기기운과 함께 일정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

2. 작은 물집이 몸의 한쪽에 모여 전체적으로 띠 모양을 이루며 발생한다

3. 물집을 중심으로 타는 듯하고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

4. 어렸을 때 수두를 경험했거나 과거 대상포진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

5. 평소 허약하거나 질병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하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도움말=김광민 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과장
도움말=김광민 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과장

전희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