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세상 급속한 변화 미래예측 정확성 경쟁시대 남보다 먼저 도전해야 선점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통상적으로 불확실성이라 말한다.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는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말하며 그 불확실성이 점점 더 증가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오히려 `확실한 세상`이 오고 있음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보통 `잘 모르는 것`을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잘 모른다`고 말을 할 때, 그 의미 속에는 그 무엇의 존재 자체의 여부를 모르는 경우, 즉 있는지를 몰라서 모르는 경우와 사실이나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를 포함한다. 다시 말해서 불확실성에는 `그 무엇`에 대한 존재여부의 불확실성과 현재 상태의 불확실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요즘처럼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시대에 미래 전망에 대한 결정적 관점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존재여부가 빚어내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지만, 상태의 불확실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이 걸어가는 길이 그런 상태의 불확실성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은 자연의 세상을 시나브로 인공의 세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자연의 인공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알파고로부터 전 국민이 확인했듯이 비의식적 지능이 탄생했다. 통상적으로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의식세계를 모두 이해한 다음에야 스스로 학습하는 지능을 인공화할 수 있을 것이라 추측했었다. 그러나 최근의 기술은 인간의 그러한 추측을 보란 듯이 뛰어넘어 버렸다. 새처럼 날기를 원하다 새보다 더 뛰어난 비행기를 발명했던 것처럼. 자연의 인공화, 사물의 지능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능화된 사물들은 인터넷을 통해 무제한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른바 초연결의 세상이 다가온다. 초연결의 세상은 시공간의 벽을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연결은 사물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추상적 개념까지 무한 확장을 꾀한다. 정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온 세상이 마치 하나의 몸과 같은 유기체 상태로 변화할 수 있음을 말한다. 유기체는 자신의 어느 부분의 상태를 모르는 것이 없다. 이것은 상태의 불확실성 제거를 의미하는 중대한 변화임에 틀림없다.

이쯤에서, 과거 우리가 수없이 읊조렸던 `불확실`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다시 음미해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겠다. 과거에 느꼈던 그런 불확실성 때문에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수많은 미래예측 기법들의 정확성 경쟁은 `복불복`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계를 이루는 구성요소들에 대한 존재의 불확실성과 상태의 불확실성을 가진 채, 그들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모형화하고 그 모형을 토대로 하는 미래예측방식은 구성요소들의 변화나 상호소통 상의 변화가 만들어 내는 모형의 구조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못해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그러기에 모형의 구조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에는 수많은 과거의 예측기법들은 무용지물이다.

지금 우리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다.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동소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 속에 특이한 현상은 `확실한 세상`이 도래함을 간파하고 그러한 세상의 비즈니스 메커니즘을 깨달은 세력들이 전 세계의 부를 빨아 들이고 있다. 충분히 축적된 여러 형태의 자산으로 이젠 전혀 새로운 게임을 주도하고 있다. 화성의 자원을 활용하겠다, 우주여행을 하겠다 등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공상과학 같은 일들을 도모하고 있다.

부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우리도 이제 `그 확실한 세상`이 오고 있음을 인식했고, 그 세상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린 아날로그적 시공간의 벽을 디지털로 극복해 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세상은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 빨리 해보는 것이 장땡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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