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개최지 지자체 공모에 대전시 지원조차 안해

대전시가 `과학기술도시`를 표방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 과학행사인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의 내년 행사 개최지 공모에 응모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한국과학창의재단(창의재단)이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2017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과학창의축전) 개최지 공모에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과학창의축전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창의재단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규모 과학 관련 대중행사로, 1997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으며 올해로 20년째다. 창의재단은 3년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개최지를 선정해 지방개최를 하고 있다. 2002년 포항을 시작으로 2005년 대전 엑스포, 2008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2011년 대구 엑스코(EXCO), 2014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이 펼치는 미래희망 100년`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내년 과학창의축전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열릴 차례이기 때문에 창의재단은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2일까지 한달 동안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를 대상으로 과학창의축전 개최지 공모를 실시했다. 하지만 지원한 지자체가 한 곳도 없어 내년 과학창의축전 지방개최는 무산, 수도권에서 개최될 전망이다.

그동안 지역에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집적된 대전이 대덕특구라는 과학 인프라는 물론 지리적 접근성 등을 이유로 과학창의축전 개최지로 최적지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매년 과학창의축전 행사기간에 출장을 가야 하는 대덕특구 출연연 관계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대덕특구 A출연연 관계자는 "과학창의축전이 매년 서울 코엑스나 일산 킨텍스 등 수도권 중심으로 열려 행사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대전시가 유치해 출연연을 개방해 연계하는 등 행사규모를 키우면 경제효과는 물론 도시 이미지 상승도 기대되지만, 시는 필요할 때만 과학도시라고 주장할 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의지가 있는 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전시공간 부족 등 공모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이번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과학창의축전 유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신청조건이었던 전시공간(1만 5000㎡)이 턱없이 부족했고, 전시공간 대관료 등 비용 부담도 문제"라면서 "내부 검토 결과 지원하지 않기로 했고 향후 무역전시관 증축 완공 등 장소가 확보된다면 공모 지원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관계자는 "과학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지방을 순회하고 있으며 대형 전시공간을 가진 지역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도시 전역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분산 개최 방안도 제시했다"며 "20회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행사가 끝나면 미래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 개최 방향을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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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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