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이 온다 이정하 지음·문이당·144쪽·1만원

시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로 1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정하(54) 시인. 그가 오랜 방황을 끝내고 신작과 함께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5년 `사랑해서 외로웠다`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시집은 사랑할 수 없는 현실의 벽 앞에서 가슴앓이를 하는 이 시대 젊은 청춘들에게 바치는 희망의 메시지다.

198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한 그는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시를 썼다. 시집을 내놓기가 무섭게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도 받았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신작은 서점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강산이 한참 변한 이후 그를 다시 불러낸 것은 SNS였다. 최근 젊은층에서 유행인 캘리그래피를 통해 그의 시가 바이러스처럼 확산되고 있는 것.

이번에 출간된 시집은 신간이지만 책 속에 수록돼 있는 시들 중 3분의 1가량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이미 소개가 돼 있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새 시들의 일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발표하고 독자들과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시집 첫머리를 장식한 `이 모든 것들을 합치면` 같은 시가 인스타그램에 발표된 대표적인 시다.

이정하는 "먼 길을 돌아오는 동안 우여곡절 또한 많았다"며 " 마지막으로 매달리기로 한 것이 시였고, 시를 쓸 때만큼은 그 어느 순간보다 기뻤고, 행복했고, 눈물겨웠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시집이 출간된 지 1주일이 채 안 됐지만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책을 읽은 한 독자는 후기에서 `그의 시는 보기만 해도 시어서 선뜻 깨물기가 무섭지만,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침이 한가득 고이게 만드는 풋사과 같다`라고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지금 사랑을 막 시작했거나 갑작스런 이별에 어디 마음 둘 곳 없이 헛헛하다면 `마음이 작다고 어디 사랑까지 작겠느냐(보여줄 수 없는 사랑)`고 던진 한 문장이 작은 위로가 된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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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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