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전시청에서 더불어민주당-대전시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렸다. 우상호 원내대표, 박영선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김현미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수뇌부가 참석했다. 예산정책협의회는 지역현안에 대한 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는 자리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역현안을 6가지로 추렸다면서 국립철도박물관 유치, 도시철도2호선 트램 건설, 옛충남도청과 충남경찰청 부지 통합적 활용에 대한 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경기의왕, 충북 오송과 치열한 삼파전을 벌이고 있는 국립철도박물관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당 수뇌부를 이끌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본사를 방문한 뒤 제2관 부지인 중촌 근린공원까지 대전선을 이용해 모터카로 이동했다고 한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식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날 예산정책협의회에 더민주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4.13총선에서 대전 7석 가운데 4석을 차지한 더민주 소속 의원 가운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이는 재선의 박범계 의원이 유일했다. 5선인 박병석 의원과 초선인 조승래 의원은 국회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4선의 이상민 의원은 회의 시작 20분만에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떴다. 지역현안에 대한 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원군 역할을 해야 할 지역 국회의원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도 제대로 얹지 못한 것이다. 그제 열린 더불어민주당-충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 도종환의원, 변재일의원, 오제세의원등 충북지역 더민주 국회의원들이 총출동한 것과 비교된다.

국회의원은 법률을 의결하고, 정부의 예산안을 심의하고, 국정을 감사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하지만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하지 않았던가. 지난 18일 김성제 의왕시장이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국토부로부터 기존의 철도박물관을 리모델링하라는 팁을 받았다고 밝혀서 대전을 비롯해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가 발칵 뒤집힌 상황이다. 총을 맨 채 최전방을 지켜도 모자랄 판에 나랏일을 핑계로 집안을 챙기지 않는 것은 지역민심을 대변해야 하는 국회의원의 기본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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