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모르는 일… 사퇴 안해" 일축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야권에서 줄기차게 제기해온 사퇴 주장도 일축했다.

우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가의 서울 강남역 부동산 매매 의혹 등 자신과 관련해 언론에서 제기한 여러 의혹에 대해 "제가 한 일을 넘어 가정사라든지 심지어 아들 문제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고서 매우 고통스럽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눈이 충혈된 우 수석은 "모르는 사람을 갖고 의혹을 제기하느냐. 난 모른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 답답하다"면서도 기자들의 질문에 약 55분 동안 상세하게 설명했다. 손에는 의혹과 관련한 대응 내용 등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지를 들었다.

우 수석은 18, 19일 연이틀 부동산 매매 의혹과 정운호 '몰래 변론' 의혹 보도 등이 터져 나오자 입장 자료를 통해 대응해오다 이날 언론과 직접 만나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국민과 대통령님 위해서 성실히 최선을 다해 일해왔다"며 "그러나 그것만으로 모든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일을 계기로 알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우 수석은 처가 부동산을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에게 매매하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적 없다"고 거듭 밝혔다.

부동산 거래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나서 살림을 하시던 분(장모)이 큰 거래를 하는데 와달라고 해서 갔다"며 "주로 한 일은 장모님을 위로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호 몰래 변론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정운호 모른다, (법조 브로커) 이민희도 모른다. 만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언론사가 문자로 "'기사를 다 썼으니 (의혹을) 빼고 싶으면 서류(선임계)를 제출하라'고 해서 답을 안 했다"며 "그게 사실이고, 아니고 떠나 신문사에 선임계를 제출해야 하나. 전 모멸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의경인 아들이 이른바 '꽃보직'에 있다는 보도에 대해선 "유학간 아들이 와서 군대 가라고 해서 간 것"이라며 "아버지로, 가장으로 가슴 아픈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우 수석은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다. 이제 일일이 해명하지 않겠다. 전체적으로 보고 문제가 있으면 모아서 대응하겠다"며 일문일답을 마쳤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밝힌 뒤 입을 닫았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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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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