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사업제안 공모' 행복도시 방축천 특화거리 조성 '지지부진'

국내 건설시장의 신개념 모델로 주목받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방축천 특화거리(상가)` 조성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행복도시 1-5생활권(세종시 어진동) 방축천 주변 상업업무용지 5필지(P1-P5 구역)에 `방축천 상업업무용지`를 올해 초 착공, 2018년 개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LH는 2014년 7월 `행정중심복합도시 1-5생활권 특별계획구역 19 내 상업업무용지 사업제안 공모`를 통해 휴가건설, KT&G, 세종엔에스호텔, 디앤씨에셋 등 4개 건설업체를 선정, 같은 해 11월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상업용지 중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건설업체 등이 제출한 제안서를 평가해 회사의 재무 건전성, 유치업종 계획, 건축물 설계 작품 등에서 우수한 업체에 해당 용지를 공급하는 `사업제안 공모방식`을 적용해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공모 선정된 건설업체 대부분이 토지매매계약 이후 1년이 지나서야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등 공사 진행에 늑장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축천 주변 상업업무용지 5필지 중 P1(휴가건설)과 P3(KT&G) 2개 구역은 지난해 12월과 10월 건축심의를 거쳐 올해 6월과 5월 건축허가를 받았다. P2(KT&G)·P4(세종엔에스호텔) 구역은 올해 2월과 3월 건축심의를 끝내고 현재 건축허가가 진행 중이다. P5(디앤씨에센) 구역은 지난해 3월 가장 먼저 건축심의를 마쳤지만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문제`에 부딪히면서 건축허가를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단 한 구역에서도 공사가 시작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건설업체가 1000억 원을 웃도는 막대한 `공사비용`에 부담을 느껴 착공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P1구역(면적 9686㎥), P2구역(1만436㎥), P3구역(9517㎥), P4구역(6175㎥), P5구역(9885㎥) 각 구역의 토지비용은 약 200억 원에서 400억 원, 공사예상비용은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에 달한다.

일부 업체에서는 막대한 공사비용 마련을 위해 올해 초 행복청과 LH에 당초 공모에서 제시했던 건축물 분양 운용 비율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H는 공모에 참여했던 타 건설업체들의 반발 우려 등을 이유로 이에 대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축허가가 늦어진 것은 타 시·도와 달리 행복청의 건설 관련 특별법이 있어 심의과정이 까다로워 지연된 것"이라면서 "2014년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비해 경기가 매우 악화된 상태로 PF를 통한 금융조달이 쉽지않은 상태로 자금마련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2018년까지 완공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건축물 분양운용 비율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세종지역은 행정중심 도시로 다른 곳과 법규가 조금 더 강화돼 있어 심의과정이 까다로운 것은 맞지만, 토지매매계약 이후 시행사들이 조금 천천히 움직인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일부 건설 업체의 분양운용 비율 완화 요청에 대해서는 "공모에서 제시한 `분양 운용 비율`을 보고 선정한 것인데 이제와서 변경해 줄 경우 공모에서 탈락한 타 업체들의 반발이 예상, 업체들의 의견을 수용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는 착공시기가 조금 늦어졌지만 계약상 착공 시기(올해 11월)가 지나지 않아 현재 문제가 될 것은 없다"며 "단, P5 구역 경우의 문제해결에 시간이 지연되고 있어 착공시기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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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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