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개 점포 5년새 3분의 1 닫아

불과 5-6년 전 만해도 호황을 누려 임대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다는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상권. 이제는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다 2017년 법원·검찰청의 청수행정타운 이전까지 겹치면서 상권이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변호사 등 동종 업계마저 이탈현상 조짐을 보여 신부동 상권은 심각한 붕괴 위기에 놓였다. 상권이 활기를 잃으며 상인들 주름살은 깊어만 지고 있다. 천안의 대표 상권이었던 신부동 상권의 현주소와 옛 명성을 찾기 위한 방안을 2회에 걸쳐 알아본다.

천안의 대표 상권인 신부동 상권이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다 검찰청과 법원이 이전을 앞두고 있는 탓에 상인들 걱정이 한 보따리다.

지난 22일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상권. 골목에 들어섰지만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점포들이 즐비한 이 곳에는 매장 이전이나 임대를 알리는 문구가 곳곳에 나붙었다. 점심 장사만 하고 문을 닫고 들어가거나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눈에 띄었다.

이 곳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했다는 한 식당 주인은 "요즘은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예전의 신부동 상권을 기대하면 안 된다. 골목 상권이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식당 주인은 "주공2단지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주민들이 빠져나가고 오가는 사람들 발 길이 예전보다 덜해 매출이 떨어졌는데 검찰청과 법원까지 이전하면 매출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같은 걱정은 이 일대 상인들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검찰청과 법원의 이전 시기가 당장 코 앞인 상황에서 법원과 검찰청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업주들은 앞으로의 생계 걱정에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상권은 20여 년 전에 조성됐다.

상권 초기에는 많은 상가들이 자리를 잡지는 않았지만 2000년대 초 천안이 각종 개발로 인해 도시가 급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신부동 상권도 천안의 대표상권으로 발돋움했다.

신부동 상권은 5-6년전만 해도 전성기를 누렸다. 가게 임대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신부동 상인회에 따르면 현재 이 곳에는 식당, 옷가게 등 총 450개의 점포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상권이 꽁꽁 얼어붙었다. 매출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고 450개 점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가게를 내 놓은 상태라고 한다.

인근에 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에는 당장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상인은 "재개발이 되고는 있지만 3년 정도는 지나야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그동안 어떻게 버티느냐가 더 문제"라고 했다.

상인들은 법원과 검찰청 이전에 따른 상권 위축과 원도심 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한 식당 관계자는 "그동안 법원과 검찰이 있어 상권 유지에 도움이 됐지만 청수동으로 이전을 하게 되면 지역상권이 상당한 타격을 받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일부 식당 업주들은 장사를 접을 고민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법원과 검찰청 이전에 따른 변호사 등 유관기관들마저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어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11년 문화동에 있던 천안세무서가 청수동 행정타운으로 이전 한 뒤 일대 상권은 완전히 무너져 시민들 발 길이 끊겼으며 관련 유관기관들의 이탈도 이어졌다.

신부동 상인회 관계자는 "임대 건물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시기가 불과 몇 년전인데 요즘은 상권이 다 죽었다"며 "상가들의 매출이 절반 정도 수준에 그치고 하는 현실"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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