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한 일본과 남미 에콰도르에서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자 이 일대에 대한 대규모 재앙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도 사전에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난 뒤에 발생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선 지난 14일 오후 규모 6.5와 16일 오전 규모 7.3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16일 오후엔 남미 에콰도르 태평양 해안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이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진의 강도가 세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명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 뉴질랜드 등 태평양의 여러 섬, 북미와 남미 해안지역을 잇는 고리 모양의 지진·화산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질학자들은 이곳이 판으로 이뤄진 땅덩어리들이 부딪치는 곳으로 지진발생이 잦은 곳으로 보고 있다. 일본과 에콰도르의 지진에 앞서 남태평양의 바누아투에선 3-14일 사이 규모 6.4에서 6.9의 지진이 4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 필리핀에서도 15일 새벽 남부 민다나오 섬 해안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났다. 강진 발생 이전에 보여주는 전조로 여겨도 무방하다 할 것이다.

지진이라는 재앙을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다. 미리 예측하고 대비를 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불의 고리'에서 벗어나 있다. 이곳에 속한 일본과도 수백 km 이상 떨어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지진 발생 빈도가 갈수록 잦은데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가까이는 작년 12월 전북 익산에서 규모 3.9, 지난 2월 충남 금산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최근 30년 사이 연간 지진 발생 횟수가 3.5배 급증하는 등 우리나라의 지각 활동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다. 당국은 이번 일본과 에콰도르의 강진을 남의 일보듯 하지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선제적 안전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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