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표심 분석 새누리 압승 예상깨고 '공천 파동' 호된 회초리 '野 분열=필패' 이변… 국민 변화열망 반영된 듯

민심은 새누리당에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 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이 야권의 한 축이 돼 정치권에 변화를 촉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 개표 결과는 새누리당 참패, 더불어민주당 선전, 국민의당 약진으로 요약된다. 여야는 선거 직전 새누리당이 과반을 훌쩍 넘고, 더민주 100석 이하, 국민의당 30석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표함을 열자 예상하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

개표 직전까지 새누리당의 압승을 점치는 분위기였지만 보기 좋게 어긋났다. 선거 운동 막판 국민의당이 강력하게 치고 올라왔음에도 그 위력이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다는 것이 정치권의 반응이다.

여야 모두 공천 과정에서 '자살골'을 넣었지만 심각한 타격은 새누리당에 돌아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투표일 전날까지 '국회심판론'을 제기하고, 북한군 고위급 망명 등 북풍(北風)을 일으켰지만 결과적으로 백약이 무효였다.

당 안팎에서는 "공천 파동에 대한 밑바닥의 거센 비난을 감지하지 못한 채 더민주의 친노패권주의 같은 비판에만 기댔던 것이 결정적 패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충청 표심이라고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다소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던 일부 지역구는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 경합으로 돌아섰고, 경합 지역은 야권의 우세로 나타났다. 실제 개표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시소 게임이 펼쳐졌다.

전국적으로뿐 아니라 충청에서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독주에 대한 피로감이 적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승부의 바람은 호남발로 시작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호남은 광주 전·남북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국민의당을 선택하면서도 새누리당 이정현·정운천 후보를 밀어주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1여2야 구도의 수도권에서도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로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고전에 고전을 거듭했다.

영남에서도 친박계들이 줄줄이 코너로 몰렸다. 그런 가운데 대구에서는 더민주에서 컷오프된 무소속 홍의락 후보가 선전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유권자의 회초리가 더민주보다 새누리당에 보다 가혹했다는 얘기다.

사실 이런 결과는 9-10일 있었던 사전투표 때부터 예고된 것이기도 했다. 총선에서는 처음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12.2%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고,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은 총선 당일 진보성향의 30-40대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면서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을 만들었다.

반면 공천 파동 등에 실망해 정치 혐오를 느낀 50대 이상 유권자는 과거와 달리 투표장을 외면했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총선 결과가 정치권에 던지는 함의가 유독 엄중하게 받아 들여진다"며 "패배한 새누리나 약진한 국민의당도 비슷한 생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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