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권 영향력·최다선 가능성 후보 지지 '1여 다야' 구도 야권 세결집… 국민의당 약세

충청은 견제와 균형을 택했다.

과거에 대한 심판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적절하게 섞어내는 전략적 투표를 했다. 전략적 투표가 현실화 됨에 따라 1여 다야라는 이번 선거의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총선 충청권 유권자는 공천 과정 잡음에 대한 심판의 칼을 들이대면서, 미래를 이끌어 갈 인물에 대한 지지도 아끼지 않았다. 공식선거운동 개시 직전까지 공천 잡음을 낸 새누리당 후보 중 인물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에겐 철저하게 `낙선`의 아픔을 남겼다. 또 더불어민주당 투표에선 미래 성장 가능성과 개인 역량에 무게를 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충청의 투표 성향은 19대 대선을 향한 징검다리 선거에서, 여든 야든 상황에 따라 심판의 칼날을 들이 댈 수 있다는 준엄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충청권 총선 투표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선거구별로 인물경쟁력에 맞춘 투표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전과 달리 큰 이슈 없이 진행되면서, 그 어느 선거보다 후보 개개인의 능력과 경쟁력에 무게를 둔 투표를 진행했다는 것. 이 같은 충청권 유권자의 성향은 미래에 대한 `투자`로 풀이된다.

인물 위주 투표의 대표적 예는 충남 논산·금산·계룡과 대전 서구갑이다. 각각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최다선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에게 표를 몰아줬다. 이와 함께 충남 유일의 합구 선거구인 공주·부여·청양에서도 중앙 정치권에서 `힘`을 쓸 수 있는 인물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이는 중앙 정치권에서 충청권의 목소리를 키우며, 각종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충청권 선거에선 심판의 칼 역시 적절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다소 인물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일정 부분 하자가 있는 후보에겐 가차 없이 낙선의 아픔을 남겼다. 수차례 리턴매치가 진행된 선거구에선 과거 선거 낙선자가 또 다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허다했다. 또 총선과 지방선거를 번갈아 가며 빠짐 없이 출마한 후보들 역시 낙선의 아픔을 겪게 했다. 참정권 행사를 통해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선택 받을 수 없다는 교훈을 줬음은 물론, `직업이 후보`인 인사들에겐 선거의 엄중함을 절실하게 가르쳤다는 얘기다.

이번 선거 막판 더민주가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당선 가능성이 있는 야당 후보 표 몰아주기`가 선거 막판 어느 정도 힘을 발휘했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국민의당이 호남발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전국 선거에서 적잖은 성과를 거뒀지만, 충청권에선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고질적인 인물난으로 인해 뚜렷한 유력주자를 내지 못한 점이 주요 패인으로 평가되는 만큼, 국민의당의 완패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이번 충청 총선의 가장 큰 특징은 1여 다야라는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에서 야권이 세 이탈을 막아냄으로써,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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