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가볼만한 대전 연극

◇ 우금치 마당극 `쪽빛황혼` >>15일·16일 대전예술의전당

전통 연행예술의 멋과 흥취를 담아낸 우금치의 마당극 `쪽빛황혼`이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과 16일 오후 3시·7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공연된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소외된 어르신의 삶과 빠른 속도로 늘어가는 치매가족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쪽빛황혼`은 16년간 전국 200여 개 지역 순회공연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우금치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간절한 축원으로 탄생하는 새 생명의 존귀함과 우리에게 익숙한 고려장 이야기, 어르신을 상대로 약을 팔아먹는 약장사 이야기 등 익숙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이야기의 주축이 되는 박씨내외가 고향을 떠나 서울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웃음과 해학을 담고 있지만 씁쓸하기 그지 없다. 결국 고향으로 돌아온 박씨 내외는 다정했던 지난 날, 당산나무 밑에서 펼쳐졌던 풍성한 마을굿의 기억을 되새기며 저 세상으로 떠난다.

◇ 극단 미각 `아버지 팔코네` >>14일-16일 대흥동 소극장 커튼콜

`쪽빛황혼`은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불을 뿜어내는 토화 장면이나 외발 자전거 묘기, 풍물, 탈품, 판소리, 재담 등이 어우러져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과거든 현재든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절대적이고 애틋한 것으로 묘사되지만 부정(父情)에 대한 인식은 때때로 막연하고 불확실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과거 `아버지가 곧 가장`이라는 사회적 역할과 인식이 확고했던 시절, 부정(父情)을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미각은 14일·15일 오후 7시 30분, 16일 오후 4시·7시 대전 중구 대흥동 소극장 커튼콜에서 연극 `아버지 팔코네`를 선보인다. 아버지 팔코네는 오페라 `카르멘`의 원작자 `프로스페스 메리에`의 짧은 소설 `마테오 팔코네`를 원작으로 한다. 가족의 안전과 마을 사람들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물질에 현혹돼 약속과 신의를 깨뜨린 아들을 죽이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극단 미각은 연극 팔코네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다소 낯설고 불편하게 표현해낸다. 인형의 움직임 원리를 차용한 등장인물들의 신체 움직임은 지극히 의식적이고 작위적이지만 조명, 장치 등 시각적 요소와 결합돼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 아신아트컴퍼니 `텐:열흘간의 비밀` >>6월12일까지 대흥동 아신극장

`사랑`이라는 한 단어가 품고 있는 단어는 실로 다양하다. 설렘과 질투, 상처, 배신, 욕망, 그리고 이별. 두 남녀의 솔직한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을 보여주는 연극이 찾아온다.

아신아트컴퍼니는 오는 6월 12일까지 대전 중구 대흥동 아신극장 1관에서 `럽메이드 코믹연극 텐:열흘간의 비밀`을 상연한다.

사랑에 상처받고 일에만 빠져 사는 혜영은 유학을 떠날 기회를 얻게 되지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다. 아버지는 세 번의 소캐팅을 유학의 조건으로 걸게 되고 혜영은 이 소개팅에서 모두 차인 후 유학을 가겠다고 마음 먹는다. 한편 방송국 PD 준호는 불운의 아이콘에서 벗어날 일생일대의 기회를 얻기 위해 국장 딸 혜영과의 소개팅에서 만드시 성공해야 한다. 혜영과 준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0일뿐. 떠나려고 애쓰는 여자와 사랑을 잡기 위해 애쓰는 남자의 화끈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평일 오후 8시, 주말·공휴일 오후 3시·6시 공연이며 월요일은 공연이 없다.

◇ 대학로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내달 22일까지 탄방동 이수아트홀

남배우들의 `똘기충만`한 공연으로 대학로의 사랑을 받은 블랙코미디 `죽여주는 이야기`가 오는 5월 22일까지 대전 서구 탄방동 이수아트홀에서 상연된다.

화려한 언변과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으로 고객들에게 확실한 죽음을 선사하는 안락사에게 정체불명의 여인 마돈나가 찾아온다. 여기에 그녀의 친구 바보레옹이 예고 없이 찾아오면서 그들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죽여주는 이야기`는 죽음의 상품화, 즉 이익을 위해 타인의 죽음을 방조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무겁고 어두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제작진은 기발한 설정을 통해 관객들이 웃음을 멈추지 못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연극 공간을 무대로 한정시키지 않고 관객석까지 무대로 활용하는 영리한 설정이 관객을 더욱 빠져들게 한다.

이수아트홀은 4·16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오는 16일까지 방문객들에게 노란 리본 핀 버튼도 제공한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7시, 일요일·공휴일 오후 2시·5시 공연이며 월요일은 휴무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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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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