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사실 실종된 아이는 대추장이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아이였다. 대추장은 평소 자기가 갖고있는 3백마리나 되는 소 모두 보다도 그 아이가 소중스럽고 자기가 거느리고 있는 다섯명의 처 모두보다도 소중스럽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까짓 소들은 5년만 있으면 몇백마리를 증식시킬 수 있고 다섯명의 마누라도 한사람당 소 서른마리면 사들일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 아들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캡틴 크네리도 고함을 질렀다.

"맴보족이 그 아이를 죽였다는 증거가 어디에 있소"

"뻔하지. 그들은 굿판을 벌리고 그 저술사년이 악마에게 아이를 죽여달라고 하소연했지"

설사 그렇다고 해도 그게 어떻게 증거가 되느냐. 선진국에서는 그건 불능죄(不能罪)가 되어 처벌할 수 없었다. 아무리 저술을 걸어도 아이를 어떻게 죽일수 있겠는가.

캡틴 크네리는 그러나 그런 논리가 대추장이나 원시족 사람들에게는 통하지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술사가 큰 굿판을 벌리고 악마에게 누구를 죽여달라고 하소연하면 그 사람은 죽는다. 악마에게 하소연 했고 악마가 승인했으면 그 아이도 죽는다. 악마는 어떠한 나쁜짓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으며 사람들은 거기에 따라야만 했다. 그건 미신을 만는 사람들에게는 어찌할 수 없는 숙명이다.

원시생활을 하고있는 미개의 원주민들은 지진이나 폭풍폭우는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기를 갖고 쳐들어오는 적도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자나 코끼리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악마를 두려워한다. 어떤 나쁜짓도 할 수 있는 악마를 무서워한다. 그런 공포는 언제나 그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미개인의 얼굴 표정이 항상 불안한 것은 그때문일 것인지도 몰랐다.

"악마란 없소.그게 있다고 믿는 것은 당신들의 미신이요"

캡틴은 말했지만 추장은 반발했다.

"악마가 없다면 누가 한짓이요.누가 나의 아들을 죽였소"

"그건 내가 조사해보겠소. 조사하여 범인을 찾아내겠소"

조사하여 악마가 한짓이라고 밝혀지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캡틴은 그만 그렇게 말을 해버렸다.

"범인이 악마라면 그놈을 잡겠소. 그리고 죽여버리겠소"

다른 사람이 그런말을 했다면 대추장은 일소에 붙힐 것이었다. 그러나 캡틴 코네리는 달랐다. 그와 그가 속해있는 백인들은 하늘도 날아다니지 않는가. 캡틴은 거짓말을 하지않는 백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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