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아프리카 케냐 차보지역에 사는 무르크족 종무마을 대추장의 아들이 행방불명되었다.

아홉 살나는 그 아들은 대추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였는데 그날 다른 아이들 서너명과 함께 마을앞에서 숨바꼭질을 하다가 몸을 숨기기위해 인근 산림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는 나오지않았다. 마을사람들이 모두 나와 수색을 했으나 아이는 간데온데 없었다.

온마을이 벌컥 뒤집어졌다.

다음날 아침 마을장로회의가 열렸는데 회의도중에 중대한 정보가 들어왔다. 마을에서 100㎞쯤떨어진 곳에 있는 맴보족마을에서 이틀전에 중대한 굿판을 벌렸다는 정보였다. 그마을 추장과 저술사등 수백명이 참석한 큰 굿판이었는데 굿판을 이끄는 여자 저술사가 그 자리에 차보지역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죽이는 악마를 불러들었다. 그 마을 여자 저술사는 나이가 환갑이 넘어 머리가 백발이 되어있었으나 아직도 처녀처럼 아름다운 미모였는데 그 여인은 스스로 자기가 악마의 정부(情婦)라고 자청하고 있었고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 굿판에는 악마가 좋아하는 독사 전갈 지네 독거미들이 잘 굽혀져 큰 쟁반등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그런 제물을 올린 악마의 정부인 저술사는 오랫동안 노래와 춤을 추면서 악마를 불러냈다. 그러자 점술사는 기절을 하고 기절한 그녀의 꿈에 악마가 나타났다. 저술사 여인은 잠을 자면서도 뭐라고 악마에게 하소연을 하고있었는데 그녀가 어떤 하소연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맴보족의 굿판 정보를 들은 무르크족장로들이 얼굴색이 하얗게 변해 일어났다. 그들은 분노하여 고함을 질렀고 온 마을사람들이 활과 창을 들고 뛰어나왔다.

악마의 정부가 악마에게 어떤 하소연을 했는지 뻔했다. 무르크족과 맴보족은 수백년동안 원수관계에 있었다. 그들은 서로 죽이고 죽였다.

그 보고를 들은 그 지역 보안관 캡틴 코네리가 트럭에 무장을 한 경비원을 태우고 달려왔다. 캡틴 코네리는 그곳에 부임한지 5년째 무르크족과 맴보족의 분쟁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공포를 쏘면서 마을에 뛰어들어간 캡틴 코네리는 마을 전투병의 앞장을 서고 있는 대추장을 제지했다. 그는 권총을 뽑아들고 자기말을 듣지않으면 사살하겠다고 대추장을 협박했으나 대추장은 분노에 못이겨 계속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안돼. 맴보족들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죽였는데 그런 놈들을 어떻게 그냥 두라는 말이요. 우리는 지금부터 놈들의 마을에 쳐들어가 놈들을 모두 죽일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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