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옥수수밭과 마을들을 습격했던 비비들의 군단은 날이 어두워지자 일제히 물러났다. 아침에 바다의 물이 밀려오듯이 쳐들어온 비비군단은 날이 어두워지기전에 역시 물이 빠질 듯이 물러났다.

비비군단과 원주민들의 전쟁은 사람들의 완패였다. 사람들측에서는 열두마리의 양들이 죽었고 세사람이 전사했으며 네사람이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비비군단측에서는 단 한 마리의 비비가 창에 찔려 죽었을뿐이었다.

조사대들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조사대원들중에 있는 경호대원들은 영국육군의 특수부대출신들이었으며 그 어떤 적들도 두려워하지않았으나 비비군단과의 싸움에는 신중했다.

우선 도착첫날에는 싸움을 하지않기로 했다.

비비군단이 날이 어두워지기전에 모두 물러났기때문이었다.

비비들도 사람처럼 주행성동물이고 밤눈이 어두웠다. 그래서 그들은 밤에는 모두 본거지인 바위산에 올라가 숨어있었다.

다음날 아침 경호대는 비비들의 왕국이 되어있는 바위산으로 가봤다. 산기슭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곳에 높은 절벽이 있었는데 거기에 수백마리나 될 것 같은 비비들이 주위를 감시하고 있었다.

비비들은 접근해오는 경호대원들을 발견하자 일제히 고함을 지르고 손을 흔들고 있었다. 작은 바위를 굴러 떨어뜨리기도 하고 돌을 던지기도 했다.

온 산에 살기가 떠돌고 있었으며 더 이상 접근하기가 위험했다.

조사대장은 그때까지 경호대에게 비비들을 총으로 사살하지못하도록 금지해놓고 있었으나 그 명령을 지킬 수 없었다. 경호대원들은 모두 총의 안전장치를 풀었다.단순히 정당방위를 하기위해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적의 공격에 맞서 반격을 하기위해 그렇게 했다.

그러나 경호대는 그날은 바위산에 올라가 비비군단들과 전쟁은 하지 않았다.

그날 조사대는 회의를 열어 비비들이 지키고 있는 바위산 꼭대기에 감시초소를 짓기로 했다. 바위산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지점에 통나무로 튼튼한 감시소를 지어 비비들의 움직임을 감시하기로 했는데 그 감시초소는 동시에 비비들의 공격에 대비할 전투초소가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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