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웠던 미완의 청춘, 그리고 詩 - 동주

어둠의 시대 청년들에게는 이름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들의 꿈은 제국이라는 이름 앞에 짓밟혔다. 일제강점기 한 가운데 놓여있던 두 젊은이는 각자의 방식으로 신념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영화 `동주`는 비극의 시대를 다르게 살아 온 두 청년의 삶을 그린 영화다.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갑내기 사촌 동주와 몽규. 시인을 꿈꾸는 동주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몽규는 창씨개명을 요구하는 혼란스러운 나라를 떠나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두 사람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시대의 비극을 극복하려 한다. 하지만 독립운동에 더욱 열을 올리는 몽규와 절망의 상황을 글로써 표현하는 동주는 서로 갈등을 겪게되고, 그 골은 더욱 깊어지기만 한다.

영화는 `시인 윤동주`의 삶이 아닌 끝내 시인이 되지 못한 `청년 윤동주`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특히 비극의 시대를 살아온 동주와 몽규의 삶을 통해 시인 윤동주의 시가 탄생한 배경과 사상적 바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윤동주 시인의 시에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찍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뿐만 아니라 강하늘, 박정민 등 모든 배우들의 호연을 통해 비극적인 일제강점기를 밀도있게 그려냈다.

◇그날 이후 내안의 여자를 발견했다 - 대니쉬 걸

1926년, 덴마크 최고의 풍경화 화가로 명성을 떨치는 에이나르(에디 레드메인)와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이자 영감을 주는 파트너로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어느날 게르다는 초상화의 모델인 울라(엠버 허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남편인 에이나르에게 대역을 부탁하게 된다. 생전 처음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서게 된 에이나르는 여태껏 느끼지 못한 격렬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은 전에 없던 격변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바꾸는 커다란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남우·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한 `대니쉬 걸`은 이미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고 있는 영화다. 영화는 `레미제라블`과 `킹스스피치`를 연출한 톰 후퍼 감독, 그와 함께 영화를 만든 `톰 후퍼 사단`이 다시 뭉쳐 완성시킨 만큼 만듦새 역시 뛰어나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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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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