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나흘후에 팜의 텃밭에서 또 심상치않는 일이 생겼다. 그날 하오 텃밭밖으로 나갔던 팜과 그의 여자친구가 비비 한 마리를 잡아 텃밭으로 돌아왔고 그 뒤를 서너마리의 하이에나들이 따라 들어왔다. 개보다도 큰 비비였다.

팜과 그의 여자친구가 비비를 잡은 것부터 큰 사건이었다. 비비는 매우 호전적이고 사나운 짐승이었으며 송곳처럼 길고 날카로운 어금니를 갖고 있었다.

비비는 그 어금니로 그 일대에서는 사자다음의 위치에 있는 표범과도 싸워 표범을 죽이는 경우도 있었다. 팜이 그런 비비를 어떻게 잡았을까.

팜이 함께 나갔던 여자친구와 합세하여 비비와 싸운 것으로 보여졌는데 그 자체로 이변이었다. 치타는 단독생활을 하는 짐승이며 사냥도 싸움도 혼자 하는 법이었다. 그런데 그런 치타가 두 마리가 짝을 지어 사냥을 했다.

이변은 또 있었다. 서너마리나 되는 하이에나들이 팜의 텃밭에 들어오는 것을 보자 미첼이 빈깡통을 치면서 고함을 질렀는데 그 소리를 들은 팜이 물고오던 비비의 시체를 내려놓고 하이에나들과 맞섰다. 그의 여자친구도 그 옆에서 붙어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일전불사의 태도였다. 그러자 하이에나들이 당황했다. 하이에나들은 괴상한 소리를 지르면서 치타들을 협박했으나 팜은 그 협박을 무시하고 과감한 공세를 취했다.

팜이 맨 앞에서 오는 하이에나에게 덤벼들어 몸으로 부딪치자 하이에나들이 되돌아섰다. 전세가 불리한 것을 알아챈 하이에나들이 도망갔고 미첼이 만세를 부르고 있었다. 하이에나들이 그 다음부터는 팜의 텃밭 인근에서 서성거리는 짓을 그만 두었다. 그곳이 치타의 텃밭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었다. 그래서 그 일대의 포식동물들의 순위가 바꿔졌다. 사자 표범 하이에나 치타로 되어있던 순위가 사자 표범 치타 하이에나로 바꿔졌다.

사자다음으로 순위가 높은 표범도 치타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 그곳에 즐어갔던 사자들이 참상을 당한 사실이 알려진 것 같았으며 표범이 전처럼 팜의 텃밭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팜도 이젠 표범을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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