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무산에 온 강원도포수들도 그 범들의 포효소리를 들었다.그들의 두목이며 어영포수인 추원태포수는 그 소리를 듣고 화승포를 들고 일어났다.

"오냐 이놈들 너희들을 여기서 또 만나게 되었구만…"

강원도는 산악지대였으며 한반도남반부에서는 범들이 가장 많이 서식했던 곳이었다. 그래서 강원도포수들은 그 범들과 싸우면서 죽이고 죽기도 했었다.

범은 그들을 죽이는 살육자이기도 했으나 대박을 갖다주는 짐승이기도 했다. 범의 호화로운 그 껍질때문이었다.

강원도포수들은 그곳 몰이꾼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무산의 깊은 삼림속으로 들어갔는데 앞머리에서 가던 몰이꾼들은 그걸 놓쳤으나 추포수는 발견했다. 한자나 쌓인 낙엽위에 짐승의 배설물이 있었다. 낙엽에 덮혀있었으나 추포수는 손으로 낙엽을 치웠다. 육식만을하는 포식맹수들의 배설물이었으며 배설물에는 털이 섞여있었다. 그리 오래되지않는 배설물이었다. 그 인근에 발자국도 있었다. 쫙 벌린 남자의 손바닥만큼보다 넓은 매화무늬의 발자국이었다. 범이었다.그것도 놈들중에서 가장 큰 시베리아 대호의 발자국이었다.

"따라가…."

추포수가 짧게 명령을 내렸다.

"이놈을 잡을 생각이십니까"

추포수가 머리를 끄덕이자 몰이꾼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돌아서 가버렸다.

추포수는 내버려두었다. 이젠 낙엽위에 찍혀있는 그 거대한 발자국이 길안내를 해줄 것이니 함경도의 비겁한 몰이꾼따위는 필요가 없었다. 네사람의 사냥꾼들은 묵묵이 범의 발자국을 추적했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으나 포수들은 계속 추적을 계속하다가 삼림안에서 야영을 했다.포수들은 삼림안에 불을 피워놓고 하늘의 별을 보고 누웠다.

그런데 한밤중에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열서너명쯤되는 병졸들이었다.

"강원도에서 온 포수들이라고요.범의 발자국을 추적중이라고요"

그들도 강원도 포수들이 화승포를 잘 다룬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다. 그걸로 범도 잡는다는 얘기도 듣고 있었다.

병졸들은 함흥관아에서 무산에 파견한 국토방위부대의 병졸들이었다.

함흥의 군영은 빈번하게 국경을 넘어 침범해오는 오랑캐들을 토벌하기위해 토벌군을 무산에 파견했는데 무산에 주둔하게 된 그 토벌군은 무산 요소요소에 초소를 설치하여 외적들의 침임을 감시하고 있었다. 각 초소에는 서른명쯤되는 병졸들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때 그곳에 나타난 병졸들은 그런 병졸들이었다.

병졸들은 관할지를 순찰중이었는데 모두 긴장하고 있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