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충남경제 희비

올해 충남경제는 성과도 많았지만 숙원사업 무산도 잇따랐다. 사진은 충남도청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올해 충남경제는 성과도 많았지만 숙원사업 무산도 잇따랐다. 사진은 충남도청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다사다난했던 2015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 한국경제는 세계교역 악화, 메르스 사태 등으로 수출과 소비가 위축됐다. 내·외수 부진, 재고증가율 상승, 성장둔화로 경기회복은 지연됐다. 한국경제의 저성장 흐름에도 올해 충남경제는 지난달까지 617억 1432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수출액 규모에서 경기, 울산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됐다. 한해동안 충남경제의 희비가 됐던 사안들을 정리했다.

◇충남경제 규모는 메이저, 위상은 마이너=충남은 2000년 이후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2013년 지역내총생산(GRDP) 98조 원으로 전국 GRDP의 7.1%를 차지했다. 충남은 GRDP 규모에서 전국 3위이다. 통계청의 `2014년 지역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도 충남의 GRDP는 103조 7400억 원으로 경기도(329조 4500억 원), 서울(327조 6000억 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비수도권에서는 경남(102조 4800억 원)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 충남의 GRDP는 수출과 연관이 깊다. 충남은 `수출 주도`이다. 충남은 세종과 제주까지 포함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수출 규모에서 늘 상위권에 올라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에 따르면 충남은 올해도 1월(4위), 2월(4위)을 제외하고 9개월 연속 광역지자체 수출액 규모에서 줄곧 3위를 지켰다.

충남경제는 GRDP와 수출액 규모는 메이저급이지만 위상은 마이너이다. GRDP와 수출액 규모에 비해 형편없는 충남경제의 위상은 경제지원기관 분포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충남은 수출입금융을 담당하는 한국수출입은행 지점이 없다. 충남의 수출 기업들은 금융지원 등 수출입은행이 시행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신청 및 접수하기 위해 대전지점까지 방문해야 한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더불어 수출지원기관의 쌍두마차인 한국무역보험공사도 충남에 지사가 없다. 충남의 수출 규모가 대전 보다 10배 이상 크지만 무역보험공사 대전세종충남지사는 대전에 소재한다. 충남보다 수출액 규모가 적은 충북과 강원, 제주에도 2001년과 2005년, 2006년 잇따라 무역보험공사 지사가 설치됐지만 충남은 지사 설치가 요원한 상태다.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도 1급 지청 자격을 갖췄지만 2007년 이후 계속 2급 지청으로 남아 있다.

올해 대전일보 연속 보도를 필두로 충남북부상공회의소, 대전상공회의소 등 기업인들은 수출입은행 충남지점과 무역보험공사 충남지사 신설,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 1급 지청 승격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과 수출기업이 밀집한 천안, 아산, 당진 등 기초 지자체와 충남도도 힘을 보탰다. 특히 수출입은행 충남지점 신설은 기업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했지만 기획재정부 등의 벽을 넘지 못해 올해 성사되지 못했다. 무역보험공사 충남지사 신설,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 1급 지청 승격도 올해 무산돼 경제 규모에 비해 제 대우를 못 받는 충남경제의 초라한 위상은 내년에도 이어지게 됐다.

◇창조경제 전진기지,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창조경제 실현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진기지로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난 5월 충남테크노파크와 KTX천안아산역 2층에 문을 열었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국 시·도별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11번째로 출범했다. 개소식에는 대통령을 비롯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산학연관 대표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태양광 및 6차 산업 분야의 새로운 아이디어 및 스타트업 발굴을 촉진하며 창조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처음 시행한 태양광 응용제품 아이디어 사업화, 태양광응용제품 디자인, 농수산품 포장디자인 등 3개 분야 공모전을 통해 20개의 수상작을 배출했다. 수상작 가운데 태양광을 이용한 우물 3단계 정수 장치는 향후 아프리카 등 후진국 및 개발도상국의 식수지원, 도서지역 정수처리 활용 등 공익성과 상품성 모두에서 최고 평가를 받아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을 받았다. 태양광 충전식 야간 사고방지 휴대용 안전 표시기, 태양광 온도조절 bottle, IOT 응용 태양광 자동급수 조경용 화분 등 다재다능한 아이디어도 수상작에 포함됐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수상작들의 아이디어 고도화, 디자인개선 등을 거쳐 사업화로 적극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이병우 센터장은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 추진이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며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첨단기술과 융·복합 돼 미래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창업기업 발굴·육성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벤처인들의 염원인 충남엔젤투자매칭펀드도 올해 태동했다. 충남엔젤투자매칭펀드는 도내에 본점 또는 주 사무소, 공장 등을 두고 있는 벤처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엔젤투자자 투자 금액에 대해 1-2배수 이내의 매칭비율에 따라 자금을 투자하는 것으로, 도비 10억 원을 포함한 총 50억 원 규모다. 투자절차는 엔젤투자자가 투자기업을 발굴해 엔젤투자지원센터에 투자 신청을 하면 1·2차 투자적격 심사를 거친 뒤 매칭비율에 따라 펀드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칭비율은 엔젤투자자 투자금액의 최대 1배수 이내로 매칭을 원칙으로 하되, 지역소재기업은 최대 1.5 배수 이내, 재창업기업은 최대 2 배수 이내로 한다. 도는 충남엔젤투자매칭펀드를 통해 매년 벤처기업 수를 50개씩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충남도는 천안, 아산, 서산을 아우르는 아산만권을 동아시아 최대의 신산업 거점으로 육성하는 아산만권 프로젝트 등을 담은 안희정 표 `충남경제비전 2030` 수립을 올해 마무리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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