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이면 대전 유성구와 서구 일원을 거치지 않고 세종시에서 대전역 방면으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를 타고 바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이루어질 수 없게 됐다. 세종시-대전역 BRT가 반드시 지나가야 할 대전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시장-한남대 오거리 구간의 공사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단된 이 구간의 공사는 빨라야 내년 여름께나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BRT를 타고 대전역 쪽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편리함은 반년정도 유보해야 할 판이다.

대전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시장-한남대 오거리 구간의 공사가 멈춘 이유는 순전히 도로 아스팔트 밑에 묻혀 있는 하수 박스 구조물 때문이라고 한다. BRT만이 왕복할 수 있는 두 개 차선을 따로 분리하는 게 불가피한 이 구간에서 차로가 부족해진 일반 차량들을 위해 일반 차로를 넓히는 공사를 해왔다. 일반 차량을 위한 도로 확보를 위해 인도 폭을 줄여야 했는데, 이 공사를 그대로 진행하면 기존의 인도 밑 지하에 묻혀 있는 하수 박스 구조물이 붕괴될 우려가 커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지하 구조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별도의 보강공사를 해야 하는데, 별도 예산으로 약 14억 원이 필요하고 이를 중앙정부와 협의중이라는 게 대전시의 설명이다. 즉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끝나 이 14억 원을 마련해야 공사가 재개된다는 얘기다. 중앙정부가 이 공사비 14억 원에 대한 사인을 해주면 지하 구조물 보강공사를 벌인 뒤 일반 차로 공사를 다시 이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자면 최소한 몇 달, 적어도 반년은 더 걸리게 됐다.

세종시-대전역 BRT가 한달여 뒤에 개통될 것으로 기대했던 대전시민과 세종시민들로선 실망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자가용 차량을 타고 다닐 처지가 아닌 시민들은 유성구·서구 쪽으로 돌아가는 대중교통을 계속 타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지하의 구조물에 대한 도면과 정보는 대전시가 갖고 있었을 텐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세심한 사전검토와 주의가 있었다면 겪지 않아도 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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