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 수습사원 전쟁 같은 첫직장 생존기

취업만 하면 인생 제대로 즐기리라 생각한 햇병아리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 몸에 딱 맞는 정장에 하이힐을 신고 당당하게 첫 출근에 나섰지만 모든 환상은 단 3분 만에 깨졌다. 라희의 눈 앞에 펼쳐진 건 터지기 일보 직전인 부장 `하재관`(정재영). 첫 출근부터 따뜻한 인사 대신 찰진 욕이 오가는 가운데 손 대는 일마다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라희는 하재관의 집중 타깃이 된다. 전쟁터 같은 사회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습기자 도라희의 극한분투기가 펼쳐진다.

영화는 대학시절 학과 내에서 `에이스`로 불리던 박보영이 취업전쟁을 뚫고 난 뒤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사회 초년병이라면 통과의례처럼 거치는 시행착오와 연예부 기자라는 직업에서 비롯되는 상황들을 버무려 웃음을 준다. 주연인 박보영과 정재영은 물론 오달수, 배성우등 조연진의 탄탄한 연기가 뒤를 받치며 영화를 더욱 유쾌하고 맛깔나게 만들어 준다.

◇ 도리화가 - 명창이 되고자 금기를 깬 소녀

금기에 대한 도전이 용인되지 않던 조선 말기. 조선 최초의 판소리학당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류승룡)의 앞에 소리를 하고 싶다는 소녀 `진채선`(배수지)이 나타난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우연히 듣게 된 신재효의 아름다운 소리를 잊지 못해 소리꾼의 꿈을 품어온 것.

신재효는 여자는 소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채선의 청을 단호히 거절하지만 채선은 남장까지 불사하며 동리정사에 들어간다.

이후에도 채선을 제자로 인정하지 않던 신재효는 흥선대원군이 개최하는 전국의 소리꾼을 위한 경연 `낙성연`을 앞두고 결국 춘향가의 진정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소리꾼 채선을 제자로 받아들인다.

영화의 제목인 도리화가는 신재효가 제자 진채선의 아름다움을 복숭아꽃과 자두꽃이 핀 봄 경치에 빗대어 지은 것으로 알려진 짧은 판소리이다. 여자는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대 운명을 거슬러 소리를 꿈 꾸었던 조선 최초의 여류소리꾼 진채선과 그녀를 키워낸 스승 신재효의 숨겨진 이야기는 시대를 넘는 감동과 울림을 준다. 오정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정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