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 "공직사회 혁신 뇌리", 박병석 前 국회부의장 "자택서 中 주제 토론"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앞두고 YS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있던 지역 정치인들은 옛 추억을 회상하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YS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는 박태권 전 충남도지사는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고인에 대해 "올곧은 인생을 살고 애국심이 강한 어른"이라고 떠올렸다. 박 전지사는 민주화추진협의회 출판문화국장과 YS의 최대 지지세력인 민주산악회 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1981년 외국 신문을 미8군에서 받아보고 YS가 가택연금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젊은 나이에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고 다행히 YS곁에 대학 선배들이 있어 함께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박 전 지사는 "항상 묻고 싶은 것만 물어보고 궁색한 변명을 할라치면 `됐다. 그만하래이`라고 말을 잘랐다"며 "겉모습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꼼꼼하면서 결단력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공직자시절 YS와의 인연을 갖고 있는 지역 정치인들은 개혁의 아이콘으로 고인을 기억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 23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하고 "문민정부 때 내무부에서 근무하면서 관청의 문턱을 낮추는 등 공직사회에 대한 혁신을 이끌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찬우 전 안전행정부 차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생을 민주화투쟁에 헌신하시고 금융실명제 도입 등의 업적을 이룬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국가기록원장 시절 상도동 자택을 방문했을 때 까마득한 후배를 문 앞에서 맞아주시고 배웅까지 해줬고, 대통령 재임시절 정무행정비서실 행정관으로 모신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YS키즈 1세대로 꼽히는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거인이 우리 곁을 떠났다. 온몸을 태워 투쟁한 민주주의의 화신. 대통령이 돼 쾌도난마처럼 문민화와 개혁의 길을 개척했던 위인"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최고위원은 1988년 YS의 발탁으로 통일민주당 공천을 받아 13대 총선에 당선, 문민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은 취재원으로서의 YS를 직관력이 뛰어난 정치인으로 기억했다. 그는 "홍콩특파원을 끝마치고 국회반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YS를 취재원으로 만나게 됐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던 YS와 종종 식사를 했는데 한 번은 중국쪽 정치 상황을 알고 싶은지 상도동 자택으로 나를 따로 불러 열띤 토론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2012년 대선 직전에 YS와 함께 식사를 했던 박성효 전 대전시장은 "당시만 해도 식사를 잘하실 정도로 정정했고 특유의 낙천적인 얘기를 통해 이야기를 이끌었다"며 "문민정부땐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개혁적 성향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고 회상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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