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개체수 2배 증가, 쓰레기 훼손·배설물 배출 등 주민 불편 가중·민원도 급증

천안의 A 아파트에 사는 조(43·여)모씨는 며칠전 귀갓길에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갈기갈기 찢고 만찬을 즐기고 있던 고양이 떼와 마주쳤다. 5-6마리 정도가 몰려다니면서 이곳 저곳 다 헤지고 다니고 있었다. 인근 주변은 고양이 떼의 습격으로 바닥에 음식물이 쏟아져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

조씨는 "소리를 질러도 달아나지도 않고 사람이 지나가는데도 도망가기는커녕 떡 하니 쳐다보는 눈빛에 두려움까지 느꼈다"며 "고양이들 때문에 생활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39·여)모씨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아파트 단지 내 떠 돌아다니는 고양이 떼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 김씨는 "출근길에 고양이들이 찢어놓은 음식물쓰레기 봉투가 여기저기 뒹구는 걸 보는 것도 짜증 나지만 이를 막을 방도가 없어 골칫거리"라고 했다.

해마다 집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유기동물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를 파고드는 길고양이로 인해 지역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25일 천안시와 지역민들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등 주택가 구석구석을 길고양이가 떼로 몰려다니며 닥치는 대로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찢어 악취는 물론 여기저기 배설물을 배출해 미관까지 해치고 있다는 것.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가 휩쓸고 다니는 길고양이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겨울철 쌀쌀한 날씨로 인해 늦은 저녁 시간이 되면 지하주차장이 이들의 보금자리로 변모, 운전자들도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한 주민은 "15-20여마리의 고양이들이 지하주차장에 머물러 있어 차량 주행을 하기 전 항상 차량 밑이나 주변을 돌아본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개체수가 더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천안시에 따르면 천안지역 유기동물은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1012마리, 2014년 1301마리, 올해 1356마리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고양이의 개체 수는 지난 2013년 320마리에서 올해 637마리로 최근 2년 사이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길고양이 개체수 증가로 인해 지자체도 시민들의 생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성화사업을 벌이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시 관계자는 "길고양이로 인한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잡아서 중성화수술을 해주는 방법이 있지만 이마저도 해마다 늘어나는 유기동물로 인해 행정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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