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내게는 촛불과 같은 스승님이 두 분 계시다. 한 분은 중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영어 선생님이시고, 다른 한 분은 대학교 때 수학을 강의하셨던 스승님이시다. 영어 선생님은 항상 밝은 미소와 사랑으로 우리들을 대해주셨으며,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쳐 주셨다. 한 마음이 된다는 것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반은 한 마음이 되어 무엇이든 즐겁게 열심히 했다. 그 전에는 관심 밖이었던 영어가 그 때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됐고, 나도 선생님처럼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고마운 분이시다.

또 한 분, 대학교 4학년 때 만난 스승님은 내가 교사로서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롤 모델이 되어주셨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탐구하며 고민하게 만드는 수업, 나를 돌아보게 하며 뭔가 가슴 뛰게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행복한 수업이었다. 좋은 강의 내용과 효과적인 교수 방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교육자로서의 훌륭한 인격과 향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초등학교 교사가 꿈인 6학년 우리 반 아이들 5명을 데리고 방학 때 공주교육대학교를 간 적이 있다. 꿈을 좀 더 구체화 시켜주고 싶어서 교대 강의실과 도서관을 구경시켜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문득, 교수님과 면담을 시켜주면 좋은 경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짜고짜 전화를 드렸다.

"교수님, 저희반 아이들과 함께 교대에 왔어요. 초등교사가 꿈이라고 하니 교수님께서 좋은 말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 그래요? 반갑네요. 함께 들어오세요."

갑작스런 부탁에도 교수님께서는 반가운 목소리와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셨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초등교사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이런 저런 좋은 말씀을 해 주셨다. 며칠 전 그 아이들과 연락을 해보니 두 명이 공주교대 1차 합격을 하고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의 순수한 영혼과 올곧은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교사로서 한없이 부족한 내 모습으로 인해 좌절되고 흔들릴 때 내 맘속에 촛불인 두 분을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용기를 낸다. 나 역시 내가 만나는 제자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며, 어둠 속에서 헤매지 않고 길을 찾아 갈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촛불이 되고 싶다.

염명선 서천 오성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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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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