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유혹의 기술 오정호 지음·메디치·288쪽·1만5000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란 말처럼 우리는 다른 이들과 어울려 살아가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 말은 우리가 남과 다양한 방식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욱이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요즘은 사회적 네트워크가 거의 무제한적으로 확장된다고 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수많은 경험과 사고들이 오가는 사이 우리, 혹은 우리의 삶은 발전적으로 진화돼 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저자는 인간이 야만적 짐승과 고결한 신 사이를 오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이성적, 합리적일 것 같은 인간이지만 때로 극단적 집단화로 개인의 다양한 의견을 묵살하고 과격하고 비합리적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 집단화된 인간이 바로 대중이다. 그렇다고 대중이 본래 비이성적 존재는 아니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짐승이 되기도 신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보이지 않는 손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중을 유혹하고 조종하는 것일까?

책은 대중심리와 대중 유혹의 기술을 흥미로운 사례들은 통해 설명한다. 예컨대,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가 여성모델을 활용해 여성흡연을 마치 사회적 금기에 도전하는 여성해방론자들의 선언처럼 교묘히 조작함으로써 담배시장을 혁명적으로 확장시켰다든지, 분노를 일으키는 뉴스를 지속적으로 보도하지만 분노의 실질적 대상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는 분노의 낚시질을 통해 광고 판매만을 증대시키는 현대 미디어 등 책이 나열하는 사례들은 전쟁, 폭력, 소요, 정치적 혼란부터 소소하고 가벼운 사회문제까지 광범위하다.

책은 권력이나 자본이 어떻게 현실을 왜곡하고, 우리를 유혹하고 움직이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역설적으로 그들의 유혹에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지혜를 깨우친다. 노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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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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