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방·대부업 둘러싸고 충돌 잇따라

지역의 각종 이권에 개입하며 폭력을 휘두르던 조직폭력배들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타 지역으로 진출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 지역 조폭들과 사업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지역 경찰들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26일 대전경찰과 법원에 따르면 최근 지역에서 속칭 보도방을 운영하려다 기존 사업주들과 충돌한 타지역 조폭들이 무더기로 붙잡혀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역 폭력조직인 `국제PJ파`의 조직원인 이모(20)씨는 대전지역에서 보도방을 할 계획을 세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대전지역 보도방을 밟아버리겠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이같은 말은 전해들은 대전지역 보도방 업자인 피해자(23)는 지난 3월 이씨의 휴대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걸어 따지며 욕설을 했다.

전화를 받은 이씨와 국제PJ파 조직원과 추종세력 10여 명은 3월 13일 새벽 4시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전 서구 모 포장마차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위협을 느낀 피해자가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자리를 이동했다.

이씨 등은 피해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대전 서구 모 대형마트 옆에서 만나기로 하고 현장에 지인 4명과 나타난 피해자 일행에게 미리 준비한 둔기와 골프채 등을 휘둘러 골절상을 입게 했다.

이들은 또 피해자들이 타고온 외제차와 중형차의 유리창 등을 파손시키기도 했다.

최근 법원은 집단 흉기 등 상해 혐의로 기소된 광주지역 조직원과 추종세력 10명에게 징역 1년 10월에서 징역 2년 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기존 지역내에서 활동을 해오던 조폭들이 지역을 넘어 활동하는 경우는 또 있다.

바로 대부업시장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각종 사채를 사용하는 서민들이 늘어나 사채시장에 손을 대는 조폭들도 증가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특히 외지에서 건너온 조폭들은 지역경찰의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사채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이들 타지역 조폭들은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대출을 홍보하고 다니고 있어 사고가 날 경우 보험처리가 안돼 치료비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예전 조폭들은 타지역 조폭의 진출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며 충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생존을 위해 지역을 넘나드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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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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