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가 걸어온 길

`시대의 창, 세상을 읽는 눈`. 흔히 신문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중부권 최대 영향력,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대전일보가 어는 덧 창간 65주년을 맞았다. 대전일보는 누구보다 먼저 지역의 현안을 발굴, 의제화 시키고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1950년 6·25 전쟁의 참화 속에서 오로지 정확하고 불편부당한 소식을 빠르고 널리 알리기 위해 닻을 올린 대전일보가 장구한 세월 온갖 간난과 신고를 극복하고 언론계의 거목으로 우뚝 섰다.

대전일보는 충청의 역사이자 대한민국 현대사의 흐름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전일보는 화약냄새와 포성이 가득했던 1950년 11월 한국전쟁 당시 전시속보판 형태로 발간됐다. 대전일보는 `종군기자` 정신으로 빠르고 정확한 전쟁현황과 피난민 소식을 담아 전시속보판을 찍어냈다. 대전일보는 같은해 11월 11일 공보부에 정식으로 등록된다.

1950년 지역민들에게 전황을 전하기 위해 창간한 대전일보는 6·25 전쟁과 전후 복구, 60년대의 혼란과 70-80년대 근대화 과정을 거쳐 21세기 세계화 정보화시대에 이르기까지 사건과 사고, 갈등과 대결, 좌절과 영광의 현장을 뛰었다. 50년대 `종군기자` 정신으로 나라와 지역발전을 선도한 대전일보는 60년대에 들어서 비약적으로 사세를 키우고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선다. 새 도약의 발판은 영봉 남정섭 사장(당시 변호사)이 마련했다. 남 사장은 대전일보의 경영을 맡은 뒤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사옥을 신축하고 최신식 윤전기를 도입해 만성적인 적자를 겪던 대전일보를 중부권 최대신문사로 격상시켰다.

65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언론계의 거목으로 우뚝 선 대전일보는 60년대 들어 개발시대로 진입하며 본격적인 의제 설정에 나선다. `백제문화재 복원운동` 사고(社告)가 대표적이다. 대전일보는 백제문화재복원사업추진위원회와 공동으로 백제문화재 21점을 선정해 700여 만원의 돈을 들여 복원 사업을 전개했으며 도민 개인은 물론 공무원, 경찰, 교사, 학자, 경제계 등 각계각층의 참여와 성금기탁을 이끌어냈다.

1966년에는 지역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충남대 의과대학 설립운동에 앞장섰다. 앞서 1951년에도 충남대 설립을 선도했던 대전일보는 1966년 8월 30일자에 대전일보 사장실에서 열린 추진위원회 출범 소식을 전했다. 당시 남정섭 대전일보 사장을 필두로 언론계, 법조계, 의료계, 정계, 학계 등 14명이 충남에 의학도 양성이 시급하다는 내용으로 결의하고 박정희 대통령에 건의문도 보냈다. 지역민의 노력이 더해져 이듬해인 1967년 11월 충남대 의대 설립이 결실을 맺었다.

65년이라는 짧지않은 세월동안 대전일보는 투철한 기자정신을 발휘해 수 많은 특종을 양산해냈다. 6·25 전쟁 중의 서울 재탈환 동행 취재, 금성시 전투 현장 르포, 정전협정 조인 현장 취재 등은 전쟁기사의 백미다. 5·16 세력의 군 복귀 거부와 창당을 통한 정치참여를 처음 보도했고, 청양 구봉광산 양창선 구조, 대전 괴정동 청동기유적 발굴, 난중일기 도난, 아산 모산역 열차 충돌, 공주 무령왕릉 발굴, 오대양 사건, 안면도 핵폐기물 처리장 사태, 전주교도소 탈주범 자살 등은 한국언론사를 빛나게 했다.

정론직필을 추구해온 대전일보는 지역발전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1951년 충남대학 설립운동을 필두로 조폐창과 연초공장 대전 유치, 충남대 의대 설립, 백제문화제 복원, 지방은행 설립, 대덕연구단지 건설, 독립기념관 천안 유치 및 성금·유품 모으기, 대전 고법·고검 설치, 정부대전청사 건립, 대전동물원 조성, 서대전 4가 도심공원 건설, 청주국제공항 조성, 둔산 호수공원 계획 부활, 대전엑스포 개최, 대전 동서관통도로 건설, 장태산 살리기, 행정도시 건설, 이응노 미술관 건립, 대전 3대 하천 복원 등 충청권 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의 발굴과 실현을 선도했다.

올해는 중부권 최대 영향력,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대전일보가 지령 20000호를 맞이한 해 이기도하다. 지령 20000호를 채우기 위해 65년이라는 긴 세월의 역사를 간직한 대전일보의 전통은 지역 신문 역사에서도 손에 꼽힌다. 언론의 암흑기와 같았던 유신 시절과 80년 군부독재 시절을 견디며 대전, 충남의 역사와 함께한 것이 대전일보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령 20000호를 기록한 신문은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는 대전일보가 유일하다. 그만큼 충청권 시민, 독자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지역 언론사에 큰 족적을 남긴 것이다.

충청권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신문박물관도 개관했다. 대전일보는 뉴스·미디어의 변화와 충청권의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대전시 갈마동 본사 사옥 6층에 300㎡ 규모의 신문박물관을 개관했다. 신문박물관에는 1950년 대전일보 창간호부터 지령 20000호 까지의 특종, 호외, 만평 등을 시대별로 분류해 전시했다. 또 납활자, 조판기, 연판 등 1990년대 이전 신문제작에 사용했던 각종 장비들도 갖추어 놓았다.

한국 근현대 발자취 담은 미술특별전을 개최, 문화창달에도 기여했다. 광복 70주년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한국미술사에서 거장 66인의 발자취를 따라 한국의 변화와 발전의 모습을 담아냈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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