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중국 단둥 근처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사고로 우리나라 공무원 9명이 목숨을 잃고 16명의 공무원은 중경상을 입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참사가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 빈발하는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도 안타까운데 해외연수 중 적잖은 공무원들의 비보가 전해지니 할말을 잃을 지경이다.

사고를 당한 공무원들은 17개 광역시·도와 시·군·구에서 최근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사람들로, 지방행정연수원이 시행하는 `중견리더 과정`이라는 장기 연수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 9급으로 입직해 20-30년을 근무한 뒤 사무관으로 승진하면서 이 연수에 참여케 된 것으로,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나온 시·도, 시·군·구는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148명이나 되는 이들이 동시에 중국에 간 건 이 장기 연수 중 `고구려·발해·항일독립운동 유적지 역사 문화탐방`이라는 4박5일짜리 해외연수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고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나온 것은 매우 안타깝고 비통한 일로 이웃의 고통처럼 여기고 있다. 동시에 적잖은 세금을 들여 한꺼번에 많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연수를 꼭 해야 했나 하는 회의어린 시선으로 보고 있다. 해외연수 프로그램 타이틀을 보면 역사문화·관광 담당 공무원에게는 적합한 것으로 보이지만, 150명에 가까운 이들 대부분은 이런 업무를 맡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에서다. 그리고 4박5일간의 단기 해외연수에서 얼마나 심도 있는 조사·연구 성과가 나오겠나 하는 의문을 내비친다. 타이틀은 해외연수이지만 사실상 해외관광 아니겠나 하는 의구심을 갖고 보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수많은 연수에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편성된 경우가 많다. 세금을 들이고도 대부분 효율과 성과를 따지지 않는다. 이러니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도 이를 그대로 답습한다고 본다. 오랜 경력을 지닌 공무원들이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닐 텐데, 따가운 눈총을 받아가며 이런 고비용 저효율 해외연수를 강행하는 관행을 이제는 정리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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