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 통신사의 데이터요금제도 출시가 일단락됐다. 새로운 데이터요금제도의 골자는 월 2만9900원인 '299 요금제' 이상을 선택하면 대부분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 설명대로 음성통화량이 많은 택배·대리운전 기사, 가정주부, 중년층 이상 등은 요금절감 효과를 보게 됐다. 대신 음성통화량이 적은 청소년과 젊은층은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요금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정부와 통신사 홍보와는 달리 가계 통신비 부담을 크게 줄이는 효과는 거의 볼 수 없다. 대부분의 휴대전화 가입자들은 그동안 2년 혹은 3년 가입 약정을 맺으면 이에 따른 할인을 받아왔는데, 새로 출시된 데이터요금제를 선택하는 순간 이 같은 약정과 가족결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즉 요모조모 따져보면 기존의 약정할인 혹은 가족결합 할인을 받는 것이나 새 데이터요금제를 선택해 얻게 되는 할인 효과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중론이다. 데이터요금제 도입에 따른 통신비 절감 효과를 보자면 기존의 약정할인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통신사들은 이를 막아버려 사실상 도긴개긴으로 만들어놨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세 통신사 모두 새 데이터요금제 중 가장 싼 게 2만9900원짜리로, 2만 원대 요금제가 도입됐다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지만 부가가치세 2990원을 더하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요금은 3만2890원이다. 여기에 전화기 할부값이 더해지면 훨씬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한다. 때문에 기존의 실부담액과 별 차이가 없다고 체감하는 것이다. 게다가 중간 단계가 빠진 데이터 구간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일부 통신사는 데이터 과금 구간을 300MB, 1GB, 2GB로 한 뒤 다음 구간은 6GB로 훌쩍 넘어가게 만들었다. 4GB, 5GB 구간을 빼놓은 것이다.

이러니 조삼모사, 도긴개긴 요금제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세 통신사 모두 거기서 거기인 요금제 때문에 소비자들은 통신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없다. 시장의 요구에 맞는 후속 개편 조치가 뒤따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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