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인간 2'展 >>>내일부터 이공갤러리

위부터 김윤호作 `노란 꽃밭`·이성희作 `Rocks`·정영돈作 `개미-4`;
위부터 김윤호作 `노란 꽃밭`·이성희作 `Rocks`·정영돈作 `개미-4`;
상대방이 내게 카메라를 주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자, 지금부터 사진 찍는 시간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텐가. 카메라를 들고 이미지를 맞닥뜨린 뒤 눈으로 가늠하고, 액정화면으로 본 다음 셔터를 누른다. 이렇게 사진을 찍었다면, 당신은 몸에 밴 습관대로 사진을 찍은 것이다. 반면 카메라를 드는 것만으로 세상을 낯설게 맞닥뜨리고, 바라볼 수 있는 사진 찍기도 있다. 22일부터 내달 2일까지 이공갤러리에서 열리는 `카메라-인간 2`에 참여한 작가들의 그러하다. 참여작가는 구정임, 김윤호, 노재엽, 김낙균, 이성희, 정영돈 등 6인이며 전시는 임민수 작가의 기획으로 마련됐다.

임민수 작가는 "카메라와 거의 한 몸이 돼 일상에서 언제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에 대중들에게 자신의 사진 찍기를 되돌아보도록 한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라며 "사진 찍기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통로를 열거나 자신의 시선을 거울처럼 비춰보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정임은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우리가 바라보는 공간이 어떤 의미를 지니며, 그 공간을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김윤호는 도시근교, 국도, 이름도 민망한 각 지자체의 축제 현장 등을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이는것 이면의 체계를 추적한다. `풀 한 무더기`, `대나무 몇 그루`의 작품은 마치 연극 무대를 보는 것처럼 최소한의 요소로 최대한의 상징을 이끌어낸다. 우리가 보고 있는 이미지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 노재엽은 조그만 나뭇잎의 겹들을 불러 일으킴으로써 우리가 보지 못한 깊이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낙균은 `레퀴엠` 시리즈로 차에 치어죽은 동물들의 넋을 위로해주고 장례를 치러주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성찰한다. 이성희는 사물을 대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버려진 듯 놓여있는 화분. 무관심 속에 식물이 죽어있는 보이지만 이 사물에 생기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이를 바라보는 우리 자신이라 말한다.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외연이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정영돈은 고층 아파트 꼭대기에서 바라본 인간들의 모습을 물기가 사라지면 어딘가로 뿔뿔이 흩어지고 마는 흙에 비유해 윤곽없는 모습으로 이미지를 표현해냈다.

임민수 작가는 "다르게 찍기는 특정한 훈련을 오랫동안 해온 전문 사진가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거나 사진 찍는 행위를 새롭게 하는것 만으로도전혀 새로운 사물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23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전시 사진가의 독특한 사진 찍기 방식을 직접 따라해보는 관객 체험 행사 및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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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균作 `Repuiem`
김낙균作 `Repuiem`

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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