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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어린이 행복감이 네팔보다도 낮다는데

2015-05-19기사 편집 2015-05-19 05: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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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전 정부의 제1차 아동정책 기본계획 발표에서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발표된 바 있다. 그런데 한국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이 네팔·에티오피아 같은 저개발 국가 아동과 비교해도 낮다는 조사결과가 어제 나왔다. 어린이들의 행복감이 이 정도로 결핍돼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삶을 영위하기에 너무 척박한 환경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든다.

아동의 행복감이 네팔·에티오피아보다 낮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은 곳은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이다. 이들 두 나라와 한국 외에 노르웨이·루마니아·콜롬비아·이스라엘·스페인·남아프리카공화국·독일 등 12개국 4만2567명이 조사 대상이었다고 한다. 이 결과 우리나라 아동들의 주관적 행복감은 8세, 10세, 12세 등 세 그룹 모두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가족, 물질, 대인관계, 지역사회, 학교, 시간 사용, 자신에 대한 만족 등 영역별 조사에서도 한국 아동의 만족도는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는 것이다. 성인들처럼 어린이 역시 물질적 풍요만이 행복감을 채워주는 요소는 절대 아니라는 조사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아동들은 특히 자신의 외모, 신체, 학업성적에 대한 만족감이 평균수치가 한참 떨어지는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는 부모와 사회가 정한 기준에 맞추느라 늘 남과 비교하는 분위기에서 위축된 결과라는 이봉주 서울대 교수(책임연구자)의 지적은 부모와 어른들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부모와 사회가 강요하는 기준에 자신을 맞추다 보니 자아발견은 안 되고 불행감과 자아 갈등, 가족간 갈등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목도하는 청소년범죄와 관련 사회문제는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조사결과는 부모세대와 한국 사회의 반성과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어린이들에게 기성세대의 관점과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강요할 게 아니라 자녀와 아동들이 행복한 삶을 살 각각의 기준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다. 수직적인 사회인식과 구조를 수평적으로 전환해가는 사회 전반의 노력도 아울러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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