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정체성 상징 소재 융·복합 이야기 담긴 콘텐츠 개발 필요

대전시가 `대전만의 이야기` 발굴에 나선 가운데 과학, 뿌리(족보), 철도 등의 소재를 융·복합한 문화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00여 년 전, 경부선 개통과 함께 태동한 근대도시 대전에서 철도는 도시의 상징이라 할 수 있고 뿌리공원 또한 세계 유일의 공원으로서 희소성이 있는 만큼 이 소재들을 활용해 `전통과 미래`를 연결하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한다면 충분히 대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업무회의 때 권선택 대전시장이 "대전이 갖고 있는 강점을 파악해 대전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후 각 실·국별로 소재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시는 우선 대전만의 유일무이한 자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다음 달 초까지 진행한 후 내부 검토를 거쳐 대전만의 강점과 소재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또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발굴을 위해 향토작가, 언론사, 방송 PD 등을 구성원으로 한 `도시재생 스토리기획단`을 구성해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스토리텔링`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문화·생태환경·과학 등 대전의 꼭 가볼 만한 곳 40개소를 선정해 적극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40개소에는 계족산성, 미륵원, 유성 5일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행정에 전문가들은 타 지역과의 차별성이 부족하고 1차원적인 소재 나열에 불과해 결국 특징 없는 스토리텔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대전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소재들을 융·복합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창조하는 것이 더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대전의 경우 이미 과학과 예술을 융·복합한 문화콘텐츠 개발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사례가 있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화재단이 매년 개최하는 `아티언스 페스티벌(Artience Festival)`과 시립미술관이 2년 주기로 진행하는 국제미술행사 `프로젝트 대전`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아티언스 페스티벌의 경우 6개월 동안 포럼, 레지던시, 공모전, 캠프사업, 축제로 구성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그 결과물들을 축제 기간 동안 선보여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최우수 기획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다.

프로젝트 대전의 경우도 `에네르기(ener氣)`, `뇌(Brain)`와 같은 독특한 소재를 통해 과학과 예술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선보여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균 대전문화재단 사무처장은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은 일정한 성과를 거뒀고 타 지역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이제는 `예술`의 범주를 넘어 `철도`, `뿌리` 등 대전의 정체성을 내포한 소재들을 활용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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