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서대전역에선 KTX 편을 이용해 수도권으로 출퇴근하기가 힘들게 됐다. 고속철도 전용선로로 달리는 호남선 KTX의 공식 개통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기는커녕 서대전역 이용객들로선 난데없는 낭패이자 불이익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서대전역에서도 KTX를 타고 수도권으로 출퇴근이 가능했다. 주 고객층은 수도권에 직장이나 상시 사업장을 갖고 있지만 대전 또는 인근 지역에 거주지를 둔 사람들이었다. 호남선 KTX 개통에 따른 서대전역 편성 부재로 그들의 수도권 출퇴근 발길을 묶어버린 셈이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생각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동안 누려온 KTX 이용편익을 박탈당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1일 생활패턴에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시간과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등 생업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엄밀히 말하면 KTX가 서대전역을 오가긴 한다. 그런데 KTX가 다니는 것 하고 출퇴근 시간대에 이용가능한 KTX가 편성돼 있느냐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특정 시간대에 출퇴근이 불가능하다면 기왕의 이용객들에게 서대전역의 존재의미는 퇴색된다고 봐야 한다.

이에 코레일 측은 오는 25일부터 출퇴근 시간대에도 1회를 편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일부터 24일까지 22일 동안은 도리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고속철도 운행시각 조정문제가 까다롭기도 하지만 궁색한 변명에 다름 아니다. 국토부와 코레일 측은 엄연히 존재하는 서대전역을 이용한 KTX 출퇴근 수요를 간과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한밤중에 호남선 KTX 전체 운행 계획을 덜컥 발표해놓고 여론이 악화하자 허둥대고 있는 것이다.

서대전역 이용객들을 위한 KTX 출퇴근용 편성은 행정이나 영업 재량의 영역으로 인식하면 오산이다. 그동안 서대전역 KTX 경유는 잘 누려온 보편적 교통편익이었다. 그 부분을 침해하게 됐으면 상응한 수준의 대책과 대안을 제시할 책임은 정부당국과 코레일 측에 있다. 일종의 '신의성실 원칙'과 이미 표명한 언행을 뒤집을 수 없다는 '금반언(禁反言)의 원칙'에도 배치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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