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생들 주축 '목밤길' 매주 목요일 각종 문화공연, 올 첫 행사 3000여명 몰려

대전 목원대학교 일대가 문화, 예술이 살아 숨쉬는 `제 2의 홍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학 유흥가로만 알려져 있던 곳에서 각종 공연, 문화 행사가 매주 열리고, 예술품 등을 사고 파는 `플리마켓(벼룩시장)`까지 열리면서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30일 목밤길 기획단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매주 목요일 목원대 정문에서 열리는 `목밤길 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예술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신 문화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목밤길은 유흥가로 변모해 가는 목원대 일대를 건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신도시 지역 특성상 부족한 문화 콘텐츠를 지역민과 공유하기 위해 지역의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만든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는 목원대, 충남대, 대전대 재학생 3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격주마다 새로운 주제를 정해 다양한 공연과 전시 공간을 마련, 대학생들과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가동된 지난 2013년에는 100여명에 불과하던 참여자들이 지난 26일 열린 올해 첫 행사에서는 3000-4000여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찾아 인사인해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젊은이들의 시각에 맞춰 기획한 `봄 만남 성공적`이라는 주제 아래 대학생판 `짝` 이벤트를 실시한데 이어 목원대 춤 동아리, 재즈 동아리들이 거리로 나와 열정을 뽐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과 함께 펼쳐진 플리마켓도 성황을 이뤘다. 이날 플리마켓에는 대학생들과 도안동 주민들이 참여해 액세서리, 공예품 등을 판매한데 이어 네일아트 시연 등 단과대학 학과별로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해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박성준 목밤길 기획단 대표는 "처음에는 교내 학생을 중심으로 행사를 꾸몄지만 2년이 지난 지금, 플리마켓은 주민들의 참여가 70%에 이른다"며 "재능기부로 동참했던 지역의 인디밴드들도 목밤길 행사이후 앨범을 발매하고 유명세를 타고 있어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짧은시간 안에 목원대 일대가 제 2의 홍대로 부상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행사 운영비와 인건비, 각종 프로젝트 진행비 등 재정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까지 이 모든 일을 기획단원들의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학생과 지역주민이 어렵게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학교와 지자체만 눈을 감고 있는 것이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도시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조성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학로가 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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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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