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즐거움 로버트 펜 지음·박영준 옮김·책읽는 수요일·236쪽·1만3000원

작가 김훈은 스스로를 소설가로보다 `자전거 라이더`로 칭할 만큼 대단한 자전거 애호인이다. 김훈뿐이랴. 근래 들어 이동수단으로서뿐 아니라 여가로서 온전히 자전거 타기 그 자체를 즐기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부쩍 늘고 있다. 많은 자전거 라이더들은 자전거의 어떤 점에 매혹되는 걸까. 자전거 혹은 자전거 타기에 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유쾌한 책이 나왔다. 바로 이 책 `자전거의 즐거움`이다.

저자는 어른이 된 후 대부분의 시간을 자전거와 함께하며 세계 5대륙 50여 나라 4만 ㎞를 달린 사람이다. 그 역시 자전거 마니아가 본업이고 작가가 부업이라 말한다. 그런 그가 자신과 함께 늙어갈,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장인들의 수제 부품들로 만들어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자전거를 찾아 세계 곳곳을 누빈다.

그 여정에 만난 자전거 명인, 에피소드 등이 가장 단순하며 우아한 디자인이라는 다이아몬드 프레임, 핸들 바, 기어, 바퀴, 안장, 타이어, 헤드셋 등 모든 자전거 부품 이야기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거기에 자전거의 탄생과 발전의 역사도 곁들여진다. 걷기의 힘만으로 걷는 속도의 4-5배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자전거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효율적인 자가 동력 교통수단이며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별과 계급을 넘어선 민주주의를 내포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이 책은 자신이 만드는 것에 열과 혼을 쏟는 장인정신과 한번 만들어진 물건이 오래오래 사용되던 시절에 바쳐지는 헌사이기도 하다. 노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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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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