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ICT기업을 가다 ⑤ 티이디엠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기업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생산설비, 인력, 자금의 3박자가 구비돼도 부문마다 각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엮어낼 줄(소프트웨어)이 갖춰지지 않으면 어느 공정에선가 반드시 탈이 난다. 이 때문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동네의 작은 세탁소부터 삼성이나 구글 등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까지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도 상당한 투자와 관심을 기울인다. 충남의 벤처기업들 중에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차근차근 성과를 쌓으며 성장해온 기업들이 있다. 충남ICT기업협의회의 추천을 받아 5회에 걸쳐 도내 ICT기업을 조명하는 기획의 마지막 편으로 호서대 창조융합관에 입주해 있는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티이디엠(TEDM·대표 김국진·50·사진)을 소개한다.

티이디엠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주축이 돼 1999년 공동 창업했다. 2008년 3월 법인으로 전환한 티이디엠은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으로 10여 년이 넘게 ICT산업 현장 곳곳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기업 웹 솔루션 구축 등을 주요 사업분야로 설정한 티이디엠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환경에 가장 효율적인 IT솔루션을 구현해 고객업무의 획기적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주도했다.

치열한 도전정신으로 21세기형 ICT서비스 기업의 나침반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출발한 티이디엠은 대기업과 거래에서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 받았다.

티이디엠은 그동안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투자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천안사업장과 탕정사업장의 생산정보 시스템 운영, 삼성전자 LCD 총괄 자동반송 운영, 삼성전자 기흥·화성사업장 SFC 출입관리 웹 개발, 삼성전자 디지털 미디어단지 SFC 개발 등을 맡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런 실적들이 알려지며 2008년부터 STS반도체, 하나마이크론, 한국생산기술연구원도 고객사가 됐다. STS반도체와 하나마이크론과는 장비 온라인화 개발을 수행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는 스포츠모델 웹DB 구축을 완료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새로운 소프트웨어로 RFID를 이용한 반도체 공정 자동화 솔루션 등도 개발했다.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속에 지난해 연구개발팀과 IT서비스팀 등 임직원은 16명으로 늘었다.

티이디엠이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으로 충남에 안착한 데에는 김국진 대표의 풍부한 경험과 역량도 한 몫 했다. 티이디엠의 대표 프로그래머인 김 대표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의 프로그램 개발을 맡아 1997년 천안으로 이주 뒤 티이디엠 창업을 이끌었다.

고려대 경영정보대학원 경영정보학 석사 출신의 그는 지난 199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JAVA 프로그램 개발자 과정을 수료했다. 오라클 DBA와 IBM Unix 관리 과정도 마쳤다.

프로그래머로 끊임없이 실력을 연마한 김 대표와 티이디엠의 전문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티이디엠은 2011년 충남 지식서비스산업 지원사업 융합부문 최우수 공급기업 선정의 영예도 안았다.

모든 기업은 언제까지나 호황이 계속되기를 염원한다. 염원이 실현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기대를 비켜나갈 때가 더 많다.

그래서 성장세에 안주하는 기업 보다 어쩔 수 없이 이따금 찾아오는 위기나 매출부진을 현명하게 딛고 선 기업이 장수기업으로 남게 된다.

티이디엠은 주요 고객사인 대기업과 거래가 줄어들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벤처기업 창업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대안으로 검토하는 것 중의 하나가 해외시장 진출이다.

경기 불황 등의 여파로 국내 제조업의 투자 감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을 목표로 해서는 기업 생존이 힘들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선택한 길이다.

기업들이 국내 생산시설을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로 이전할 때 발생하는 소프트웨어 수요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해외 시장 개척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김국진 대표는 소트프웨어 분야의 해외 시장 진출시 다른 업종의 기업들에 비해 정부 지원 정책이 미미하다며 고충도 털어놨다. 그나마 있는 지원책도 대부분 시설이나 담보 위주여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접근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티이디엠은 국내 기업과 융합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갈수록 첨단기기화 되는 신규 자동차의 확산 추세에 발 맞춰 도내 산재한 자동차 부품회사에 반도체공정에 적용되던 생산실행시스템을 접목해 보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티이디엠은 생산실행시스템에 많은 노하우가 축적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3D 영상 전문기업인 에이엔디쓰리디와 협력해 지역소프트웨어 융합제품 상용화 지원사업으로 올해까지 개발이 완료되는 3D스캔·설계뷰어 제품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프로그래머의 열정으로 기업을 일궈 온 김국진 대표는 충남의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소프트웨어 산업은 전문가 양성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창조경제의 핵심에도 소프트웨어 산업이 자리한 만큼 충남에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고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충남소프트웨어산업진흥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충남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나 디스플레이 산업도 지역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동반되지 않으면 대기업의 수직적 완결구조에 종속될 수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소프트웨어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나중에 고비용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끝-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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