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의원 총선 불출마·당협위원장 사퇴 조율

대전·충청권이 20대 총선 `정치 쇄신`의 진원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새누리당 강창희 의원이 26일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히며, 선거 앞 인적 쇄신의 불씨를 살린 것.

새누리당과 강 의원 측은 이날 강 의원이 20대 총선에 불출마 할 것임은 물론, 당협위원장도 사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의 총선 불출마에 대한 고민은 19대 국회 출범과 함께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고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중구에서 8번 출마해 5번의 선거 승리를 거둔 만큼, 이 같은 경력을 발판으로 지역에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수년간 고민해 왔다는 것. 이와 함께 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중구 당협위원장직 사퇴 시기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배 정치인이 정치적으로 성장할 길을 터주고, 자신은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이유다. 당초 강 의원은 이르면 내달 중 당협위원장을 사퇴할 예정이었지만 각종 지역 현안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인해 적절한 사퇴 시점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에서는 강 의원이 지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친 뒤, 위원장 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 의원의 총선 불출마와 당협위원장 사퇴 결심은 같은 당 이한구 의원의 불출마와 맞물리며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우선 여야 각 당 중진 의원들의 `백의종군`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인적 쇄신 분위기를 일찌감치 고조시키며 정치신인의 제도권 진입을 위한 움직임과 정치력이 부족한 의원들의 불출마 대열 합류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

강 의원발 정치 쇄신 바람의 여진은 충청권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대전·충청권에 대거 포진한 6선 의원들의 경우는 그 파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지역에서는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이 강 의장과 같은 6선으로, 이들의 경우 강 의원발 백의종군 대열에 합류할 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쇄신 기류를 만들며 새로운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지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강 의원은 "불출마 의사는 이미 밝혔고, (당협위원장 사퇴는) 당에 얘기했으니 자기들이 필요할 때 정할 것"이라며 "고향의 한 선거구에서 8번 출마해 의장까지 했으니, 이제 내가 자리를 비켜줘야 후배들도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아니냐"고 피력했다. 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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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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