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아는 멋집 4. 대전 전민동 카페올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건물 외관.  이호진 기자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건물 외관. 이호진 기자
대전 유성구 전민동 유성대로 1679번길에 위치한 카페올(Caffeol)은 유럽을 제대로 가보지 못한 기자가 보기에도 유럽풍의 건축물이다.

규모가 제법 큰 건물을 벽돌로 지었다. 그리고 건물 외벽을 형성하고 있는 벽돌을 백색시멘트로 감싸 안았다.

백색시멘트가 20여 년의 풍파를 거치면서 자연의 색감을 얻었다. 누르스름 하지만 지저분하기보다는 아늑하고 고풍스러워 보인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높은 천장부터 눈에 들어온다. 천장은 옻칠된 나무들을 대들보와 서까래로 사용했다. 큼직한 외형은 이국적이지만 한옥의 모습도 엿보인다. 건축가가 얼마나 이 건물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영자(58·여) 카페올 사장은 "해외에서 건축학 공부를 한 건축가가 이 건물을 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분의 이름이나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건물이 그 분 인생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강 사장은 "건축가의 뜻을 받아 전체적인 카페의 콘셉트를 자연스러움으로 정했다"며 "테이블 배치나 인테리어 소품들도 최대한 건축물 양식에 맞춰 진열했다"고 설명했다.

천장에 이어 시선이 꽂히는 곳은 1층 안쪽 벽에 붙은 벽난로다. 이 벽난로는 전반적으로 크기에 압도당할 수 있는 카페 분위기를 따뜻하게 바꿔주는 묘수다. 실제 오픈시간서부터 마감시간까지 벽난로는 카페올을 찾는 손님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한다. 벽난로를 기준으로 한쪽에는 바깥 풍경이 큼직한 창이 있고 창과 마주보고 있는 벽에는 미술 작품이 걸려있다.

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자연스럽게 마주보고 있는 작품들을 비추고 있다.

미술에 조예가 깊은 강 사장의 복안이다. 마치 원래 있던 자리처럼 작품들이 자연스럽다.

특히 카페올에 걸려있는 작품들 중 눈에 띄는 작품은 대전출신 송일섭 화백의 작품이다. 작품 속 방독면을 쓰고 있는 아이와 뒷 배경이 익살스러우면서 생동감 있다. 금방이라도 아이가 장난을 걸 것처럼 느껴진다.

작품을 뒤로하고 카페올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다시 눈에 들어온다.

다소 휑하게 느껴질 수 있는 카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은 바닥재다. 천장 대들보와 서까래를 만든 나무를 반듯반듯하게 잘라 바닥재로 사용했다. 유럽 양식을 그대로 사용했다. 은은한 빛을 내는 밤색은 카페 분위기에 중후함과 안정감을 더 한다. 또 때가 탄 듯 반질반질한 질감과 걸을 때 마다 들리는 삐걱거리는 소리는 카페라기 보다는 영화에서 본 듯한 유럽의 가정집을 방문한 느낌이다.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 서자 고풍스러운 소품들이 눈에 띈다. 오랜 세월 동안 주인에게 지식습득의 기쁨을 전달했을 고딕풍의 책장은 그 자리에서 책을 손에 쥐고 싶게끔 하는 매력을 내뿜는다. 2층에 걸린 미술작품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마치 전시장에 온 듯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강 사장은 "하나 둘 모은 미술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것"이라며 "미술작품 뿐만 아니라 작은 음악회도 종종 열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카페올을 단순히 카페가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누구든지 와서 커피와 차를 마시고 문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카페올의 커피 맛도 일품이다. 강 사장의 딸이 직접 로스팅하고 블렌딩한 커피는 카페올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또 생산지별 핸드드립 커피도 있어 다양한 커피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커피와 곁들이면 좋을 케이크들도 맛이 좋다. 특히 단호박 케이크과 당근 케이크은 카페올의 주력상품이자 자랑이다. 카페올에서 좋은 재료로 엄선해 만든 커피와 케이크으로 나른한 오후를 보낸다면 유럽여행이 남부럽지 않을 것 같다.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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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오픈시간부터 마감까지 따뜻하게 타오르는 벽난로가 눈에 띄는 카페올 내부. 이호진 기자
카페 오픈시간부터 마감까지 따뜻하게 타오르는 벽난로가 눈에 띄는 카페올 내부. 이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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