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公 트리풀시티 내 졸속 복원

대전 트리풀시티 5블록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연지원 가장자리를 돌로 쌓아올린 엉성한 석축을 가리키고 있다.  원세연 기자
대전 트리풀시티 5블록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연지원 가장자리를 돌로 쌓아올린 엉성한 석축을 가리키고 있다. 원세연 기자
대전 유성구 상대동 트리풀시티 5단지 아파트 단지내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연못(연지원)이 대전도시공사의 졸속 재현과 허술한 시공으로 훼손되고 있지만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구간은 사고 위험마저 높아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문화재 지정 등 보존,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서남부택지개발과정에서 트리풀시티 5블록 단지내에서 그동안 발굴 사례가 없었던 연지원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심의를 통해 지하에는 연못을 원형대로 매장하고, 지상에는 연못을 재현하도록 택지개발사업자인 도시공사에 통보했다. 도시공사는 보존계획을 세워 연못을 복원하고, 소나무 식재 및 휴게공간 조성을 약속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연지원이 당초 계획과 달리 부실하게 재현된 것으로 확인됐다. 잔돌을 끼워 안전하게 쌓아야 할 석축은 쉽게 무너질 정도로 엉성하게 시공됐고, 바닥에는 자갈을 포설하지 않아 잡풀과 연꽃이 함께 무성하게 자라 문화재를 재현한 시설이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나무로 만든 울타리는 아이들의 진입이 자유로울 정도로 간격이 넓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고, 눈과 비에 취약한 재질로 조성된 연지원 주변 포장도로 역시 안전 사고가 빈번,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대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한 주민이 연지원 가장자리에 안전장치 없이 세워진 표지석에 부딪혀 전치 3주의 입원치료를 요하는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연지원에 빠진 공을 꺼내려고 울타리 안으로 들어갔다가 석축이 무너져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던 아찔한 순간도 적지 않았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트리풀시티 5블록 주민들은 "안전상의 문제 외에도 여름에는 연지원 바닥에서 알 수 없는 공기 방울이 올라와 누수가 의심되고, 연지원 일대 주차장은 물이 새는 등 부실시공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도시공사가 면피용으로 연못을 재현하다보니 학습의 장으로 이용돼야 할 유적지가 주민들이 기피하는 장소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도시공사측도 보완 필요성을 인정했다. 도시공사 한 관계자는 "문화재위원들의 자문을 받아 시공했지만, 돌과 돌 사이에 결속력이 없다보니 견고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3월과 4월 중에 석축, 펜스, 휴게시설 등에 대한 시설 보완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재 관리를 맡고 있는 대전시도 "도시공사측에 유적지임을 알리는 안내판 설치와 시설 보완 등을 요청한 상태"라며 "빠르면 상반기에 주민 의견 수렴 후 문화재 등록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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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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