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운 천안·아산 첫 게스트하우스 '오빠네' 대표… 침체된 원도심에 활력

[천안·아산]억대 연봉의 대기업 직장을 박차고 나와 설립한 천안, 아산 최초의 게스트하우스가 전국 여행자들 사이에서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게스트하우스를 창업한 1인 청년 사업가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침체된 원도심에 활력을 제공해 더 주목받고 있다.

천안역 주변 명동거리 골목 초입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오빠네`는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수입자동차 딜러 출신의 최광운(32·사진)씨가 대표다. 최 대표는 천안의 한 수입자동차 대리점에서 2년여간 딜러로 일하며 억대 연봉을 기록했다. 고액 연봉에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평소 꿈 꾼 일을 좇아 창업을 결심했다. 게스트하우스를 창업 아이템으로 정한 건 그의 경험에서 나왔다. 딜러로 활동하는 동안 그는 시간날 때마다 충남도내 구석구석을 여행했다. 도내 각 지역이 풍부한 여행 콘텐츠를 갖추고도 게스트하우스 등 편의시설이 미흡한 점이 보였다. 최 대표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이었다.

한국철도공사의 철도여행상품 `내일로`가 청년들에게 유행인 점을 눈 여겨 보고 게스트하우스 입지는 기차편이 발달한 천안, 아산으로 점 찍었다. 직접 발품을 팔며 천안과 아산의 기차역 주변 100여 개 이상의 건물을 살펴봤다. `오빠네`가 임대한 건물은 천안의 원도심으로 한때 가장 번화가였지만 상권이 쇠락해 오랫동안 건물 전체가 비어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로 원도심이 활성화되면 2년 뒤 임대료를 더 올려주겠다고 건물주를 설득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달 간 혼자서 인테리어를 도맡아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1층은 휴식공간, 2층은 숙소, 3층 옥상은 야외파티장으로 달라졌다. 최 대표가 전국의 유명 게스트하우스를 다니며 모은 자료들이 요소요소마다 활용됐다.

천안역이 가깝다는 잇점은 있지만 원도심에서 게스트하우스가 과연 될까 라는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이런 걱정을 불식시키듯 `오빠네`는 빠르게 제 궤도에 올랐다. 평일에도 10명 이상 이용이 꾸준하고 주말은 2주 전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다. 1층 휴식공간의 한쪽 벽면은 그동안 `오빠네`를 다녀간 손님들 사진이 빼곡하다. `오빠네`의 이른 안정화에는 최 대표의 마케팅 실력도 한 몫 했다.

한국관광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에서 무역을 전공한 최 대표는 게스트하우스에 스토리텔링을 결합했다. 본인 나이가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젊은이들의 오빠 나이 정도 된다는 점에 착안해 상호를 `오빠네`로 정했다. 확장 가능성도 염두해 뒀다. `오빠네`를 출발로 `아빠네`, `엄마네`, `처제네` 등의 상호로 도내 10개 지역에 게스트하우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실제 김 대표의 부친이 살고 있는 집을 손질한 게스트하우스 `아빠네`가 이르면 3월쯤 태안에 문을 연다.

최 대표는 `오빠네`를 거점으로 천안 원도심을 활성화시키는 프로젝트 구상도 한창이다.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여행자들이 원도심의 작은 가게들을 순례하며 스탬프를 받아오면 혜택을 제공하는 `오빠랑 동네 한 바퀴`가 그 가운데 하나다. 장기적인 포부는 더 원대하다. 다른 청년 사업가들이 경영을 배울 수 있는 터전으로 5년 뒤 게스트하우스를 맡기고 소자본 창업의 저술과 강연에 나설 계획이다.

최광운 대표는 "게스트하우스 창업 자금을 3000만 원 미만으로 국한하고 있다"며 "창업과 경영의 경험을 잘 갈무리해 예비창업자들과 지혜를 나누는 일도 찬찬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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