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ICT기업을 가다 ① 에이알모드커뮤니케이션

외계돼지 피피를 홍보하는 부스에서 에이알모드커뮤니케이션 임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에이알모드커뮤니케이션 제공
외계돼지 피피를 홍보하는 부스에서 에이알모드커뮤니케이션 임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에이알모드커뮤니케이션 제공
ICT(Information&Communication Technology)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4 정보통신산업의 진흥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ICT산업은 사상 최대 수출(1694억 달러) 및 무역수지 흑자(886억 달러)를 기록해 국가산업과 국민경제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국내총생산에서도 ICT산업은 9.9%의 비중을 차지했다. 사물인터넷(IoT)과 초연결사회 등 창조경제 실현의 선두주자로 ICT산업의 관심과 지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충남에서도 지난해 충남ICT기업협의회도 태동했다. 충남ICT기업협의회는 지난해 12월 충남ICT산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2014 충남ICT 기업 포럼`을 개최했다. 충남ICT기업협의회 추천으로 도내 유망한 ICT기업 다섯 곳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외계돼지 피피, KBS이어 캐이블채널 방영=지난해 12월 12일 일산 홈플러스 앞에서는 아이들 장난감을 사려는 어른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 기다렸다. 새벽 줄서기까지 마다하지 않은 어른들이 구입하려한 장난감은 지난 7월부터 어린이채널에서 방영되는 파워레인저에 등장하는 다이노포스(공룡 로봇)였다. 얼마나 인기가 대단했으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동안 다이노포스가 포털사이트들의 검색어 상위를 휩쓸었다. 아이나 부모들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인형 구입을 열망하고 그 캐릭터가 순수 토종 기술로 만들어진 충남산 캐릭터라면 얼마나 설레일까? 이런 가슴 벅찬 상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한발 한발 정진하는 이들이 있다. 충남테크노파크 정보영상융합센터 입주기업인 에이알모드커뮤니케이션(공동 대표 강인규·강인철·이하 에이알모드)이다.

에이알모드는 지난해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2008년 개발한 캐릭터 애니메이션 `외계돼지 피피` 시즌 1 24부작이 지난해 5월 17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KBS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다. 외계돼지 피피는 개구쟁이 피피, 똑똑박사 빼로, 새침데기 치치, 허풍쟁이 쿤, 친절한 로이, 수다쟁이 부, 엉뚱한 뚜뚜 등 일곱 명의 친구들이 새로운 지구 둥둥섬에서 만들어가는 좌충우돌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같은 해 9월 18일부터 12월 16일까지는 일주일에 이틀씩 카툰네트워크에서도 방영됐다. 올해도 외계돼지 피피의 인기는 계속돼 KBS KIDS, KIDS 1TV, 재능TV 등에서 방영 예정이다.

에이알모드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외계돼지 피피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파생상품도 낳고 있다. 롯데리아와 피규어 3종 프로모션이 논의중이며 외계돼지 피피의 캐릭터들을 활용한 블록이나 완구 및 문구, 어린이칫솔 제작이 협의되고 있다. 해외 항공사와 기내 영상상영과 인형 판매도 검토되고 있다. 엡디지털북과 뮤지컬 제작도 구상하고 있다. 외계돼지 피피의 공동 마케팅은 (주)나마스와 손 잡고 이뤄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태국, 홍콩, 뉴질랜드,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에 해외판매도 타진되고 있다. 이들 시도들이 제 궤도에 오르면 에이알모드는 올해 매출 20억 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2 연내 제작= 에이알모드는 외계돼지 피피의 시즌 2도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시즌 2 제작에는 로보카 폴리, 뽀로로의 스토리 작가, 어린이 뮤지컬 구름빵의 음악감독 등 쟁쟁한 실력파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기획회의가 한창인 가운데 3월부터 본격적으로 제작에 나설 참이다. 시즌 2의 완성작은 내년 상반기 공중파 등을 통한 방영이 추진되고 있다.

외계돼지 피피의 인기몰이는 에이알모드의 실력과 뚝심으로 탄생했다. 충남 유일의 애니메이션 전문 기업인 에이알모드는 부여의 백제역사재현단지내 상영관에서 선 보이고 있는 3D 입체 애니메이션 `서동이야기`, 아산의 장영실과학관에서 상영되는 입체 애니메이션 `장영실`을 제작하며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았다. 예산군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성만, 이순 형제`의 이야기를 현대에 맞게 각색해 핵가족사회에서 느끼지 못하는 형제의 따뜻한 우애를 그린 3D 애니메이션 `의좋은 형제`의 제작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역 인재 고용에도 앞장서 11명의 임직원 가운데 한 명을 빼고는 모두 지방 출신이다. 연간 15% 이상의 매출성장을 통해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지역아동센터와 복지세상을 열어가는시민모임 후원 등 나눔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2009년 벤처 인증 이후 2011년 충남문화산업진흥원장상, 2012년 충남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충남벤처인대회에서는 대전일보 기업대상을 수상했다.

지방의 척박한 애니메이션 여건에서도 고군분투,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에이알모드는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인철(40) 대표는 "서울은 뽀로로 택시, 타요 버스, 라바 지하철 등 캐릭터를 활용한 시도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충남은 A부터 Z까지 모두 충남에서 이뤄진 고향이 충남인 토종 캐릭터 외계돼지 피피가 있는데 도나 천안시에서 제대로 활용을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새로운 선례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강 대표는 "킬러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 유치가 수월하도록 충남테크노파크 등 기업지원기관이 보유장비를 현물투자 형식으로 에이알모드 같은 어느 정도 검증된 업체에 출자하는 선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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