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의 정원(바진 지음·차현정 옮김)=루쉰, 라오서와 함께 중국 3대 문호로 꼽히는 바진의 대표작. '작품의 최고 경지는 저작과 생활의 일치'라고 강조했던 작가의 실천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항일전쟁 시기가 배경인 책은 백성들의 고달픈 삶을 통해 현실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사회의 혼란과 부패를 투영했다. 책은 대저택인 '휴식의 정원'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작가는 저택의 과거·현재 주인들의 삶을 통해 봉건 계급사회의 불합리와 모순, 이것이 야기하는 인격적 타락과 인간성 왜곡 과정을 그렸다. 하지만 폭력과 증오가 아닌 사랑과 용서로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작가의 인도주의적 이상과 희망도 동시에 담아냈다. 문학과지성사·256쪽·1만 2000원

△내 인생은 서재에서 시작되었다(정윤희 외 지음·임수식 사진)=지은이는 독자들에게 삶이 시작되는 곳이 어디인지를 묻는다. 그곳은 공간이어도 좋고 시간이어도 좋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이 시작되는 근원은 다양하기 때문에 그 곳이 절망, 혹은 구원의 마음을 갖게 된 시점이어도 괜찮다 말한다. 책은 '출판저널'에서 연재되던 '서재에서 만난 저자' 인터뷰 시리즈를 묶어낸 작품이다. 소설가 김훈, 김홍신, 박범신, 이인화 등 명사 12명의 책과 인생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작품의 근원이자 어머니의 자궁같은 '탄생'의 공간인 서재의 모습을 보여주며 하나의 단어, 한 문장이 어떤 자양분으로 자라는지 보여준다. 카모마일북스·208쪽·1만 2000원

△그때 장자를 만났다(강상구 지음)='장자'는 다른 동양 고전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로만 구성돼있다. 내포된 의미 때문에 후대 학자들에게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융복합 인문학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친 비유와 상징, 수많은 주석과 해석은 오히려 장자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모순도 낳았다. 책은 많은 학자들의 다양한 해설이 난립하는 상황 속에 직장인으로서 본인이 만난 장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작가는 전작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과 달리 자유롭게 사는 방법, 다름을 인정하는 '공존의 철학'을 강조했다. 흐름출판·376쪽·1만 5000원

△아내 좀 나눠줘(김태현 외 지음)=우리는 '성숙한 사랑'을 원한다. 하지만 때로는 욕망, 돈과 외모부터 따지는 현실, 상대를 향한 오해와 부정의 감정에 직면하기도 한다. 책은 실제 부부들의 사례를 들며 그들이 가진 성 성격 분석, 문제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진화 심리학을 기반으로 남녀의 성과 결혼, 사랑을 이야기하고, 생명체에 새겨진 성 진화의 기억부터 펼쳐놓으며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보다 세밀하게 들여다 본다. 그리고 남녀가 성 성격을 서로 이해한다면 진정한 사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책밭·464쪽·1만 6500원

△로잉(로즈 새비지 지음·김경 옮김)=작가는 런던에서 사무직 일을 하던 평범한 30대 여성이었다. 부족할 것 없었던 생활과 달리 전혀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그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남편과의 관계도 정리한다.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던 작가는 환경 문제에 대해 눈뜨고, 대중들에게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대양 횡단을 결심한다. 책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작가의 태평양 횡단 여정을 담았다. 작가는 책을 통해 삶의 행복과 인생의 열정을 다시금 불러 일으키는 방법에 대해 물음표를 던진다. 영혼의 날개·400쪽·1만 4800원

△위기십결(마수취안 지음·이지은 옮김)=인기 드라마 '미생'은 대중을 '살아있지 못한 자'에게 열광하게 만들었다. 미생과 마찬가지로 '위기십결'은 바둑을 둘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10가지 비책을 의미하는 바둑용어다. 고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탁월하게 풀어내는 작가는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인생의 한 수로 성공과 실패가 엇갈린 사례를 짚으며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 상황에 따라 위기에서 벗어나는 법,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비책을 담아냈다. 이다·548쪽·2만 1000원

△달의 연인(미치오 슈스케 지음·유은정 옮김)=기무라 타쿠야가 출연한 동명 드라마의 원작이다. 도쿄와 상하이를 무대로 젊은 남녀의 일과 사랑을 그린 책은 드라마와 큰 줄기만 공유하며 다르게 전개된다. 드라마가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중심으로 남자 주인공 쟁탈전에 초점을 뒀다면, 소설은 각 인물의 숨은 성장 배경과 현실 생활을 고르게 반영했다. 나오키 상 등 대표적인 일본 문학상을 휩쓴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인 연애 소설로 작가 특유의 유머와 재기발랄한 대사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문학동네·396쪽·1만 4800원

△나의 GM 시절(앨프리드 P 슬론 2세 지음·심재영 옮김)=미국 제너럴 모터스를 20세기 전반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운 작가의 회고록. 출간 되자마자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후 아직까지도 꾸준히 읽히는 최고의 경영학 고전인 책은 빌 게이츠가 가장 좋아하는 경영서로 꼽았을 정도다. 책은 특히 현대 경영의 기본 원리가 나오게 된 유래와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작가는 전문경영자로서 '사실에 입각한 신중한 의사결정'을 경영 철학으로 삼았다. 책에 설명된 서신, 메모 등을 통해 작가의 열정과 '전문 경영자는 하인이 돼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북코리아·618쪽·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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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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