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인문학 융합 인류진화 기반", 내달 1일까지 토론 場

 대전시와 교육부, 유네스코가 공동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제3회 세계 인문학포럼'이 3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막돼 참석자들이 권선택 대전시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빈운용 기자
대전시와 교육부, 유네스코가 공동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제3회 세계 인문학포럼'이 3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막돼 참석자들이 권선택 대전시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빈운용 기자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인간 정체성의 문제와 인문학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육부와 유네스코, 대전시는 30일 대전 DCC에서 한국연구재단 주관으로 '제3회 세계인문학포럼'을 개최했다. 오는 1일까지 열리는 이번 포럼은 '질주하는 과학기술시대의 인문학'을 주제로 소설가 장 마리 구스타프 르 클레지오를 비롯해 파리5대학 미셸 마페졸리 교수 등 세계 석학이 참여해 과학기술 발전시대를 맞는 인문학적 해법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독일 에어랑겐 뉴렌버그 대학 슈데반 로렌쯔 조르그너 박사는 '인문학에서 메타 인문학으로'를 주제로 유전공학을 충분히 이용해 인류의 능력을 확대해 가되 이를 인문학의 범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메타 인류학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명공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의 특정한 능력을 향상시켜 가는 것은 마치 아이에게 교육을 통해 특정한 능력을 습득하도록 만드는 과정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며 "지난 2008년 런던에서 최초로 유전자 치료를 통한 망막질병 치료에 성공한 이래 많은 반복훈련을 통해 부작용 없고 안전한 유전자 변형과 이를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도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의 획기적인 유전자 연구 사례들을 보면 어떤 사람의 식습관이나 스트레스, 약물 섭취 등이 세포의 구조를 변화시키거나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 또는 침묵시키는데 영향을 줄 수 있고 그게 유전되면서 진화도 존재한다고 본다"며 "결국 빠르게 진화하는 과학기술 시대에서 휴머니즘과 인문학이 갖고 있는 기존의 특정한 범주를 고집하기 보다는 비이원적인 성격을 인식하고 융합하는 과정을 가져야 하고 이 '메타 인류학'이 미래 세대 인류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태수 인제대 인간환경미래연구원은 '과학기술, 포스트 휴먼, 그리고 인문학'을 주제로 과학기술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인문학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마이클 샌델은 '강화인간'을 만들기 위한 유전자조작이 기존 인간사회에서 통용되던 윤리규범의 초석을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겸손과 연대의식 등이 약화되면 공동체를 지탱할 윤리를 성립하기 어렵다 "며 "사회를 지탱해주는 것이 공감과 연대의식이라면 기술의 발전이 과연 그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과학기술이 인간을 신처럼 만드는 시점이 온다면 인류의 역사가 끝나는 것은 물론 인문학도, 과학기술도 멈출 거라고 보는데 이는 과학의 성립조건 역시 인문학과 같기 때문"이라며 "단 그 끝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인류사회의 많은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한 답을 과학기술이 결정해주지 않을 것이고 그것이 인문학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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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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