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촉구

 월전(月田) 장우성이 그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표준영정.  사진=월전미술관 제공
월전(月田) 장우성이 그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표준영정. 사진=월전미술관 제공
[아산]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와 천안아산지회는 26일 오후 아산 현충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일화가 장우성이 그린 이순신 장군 표준 영정의 즉각 교체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현충사에 봉안된 이순신 장군의 표준 영정이 일제 시기 친일행적 논란을 일으킨 장우성 화백이 1953년에 제작한 것을 1973년 당시 문화공보부 산하 선현영정심의위원회가 표준 영정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05년 작고한 장우성 화백은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술전람회에 1941년부터 1944년까지 4회 연속으로 입선했다. 그는 제22회 조선미술전람회 시상식에서 조선인 수상자 가운데 최초로 답사를 하며 "감격에 떨리는 목소리로 총후 국민예술 건설에 심혼을 경주해 매진할 것을 굳게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문제연구소는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당시 일제가 후방(총후)의 조선인들을 총동원하기 위해 문화예술인들의 선전·선동 역할을 특히 강조했다며 장우성 화백이 이런 시책에 적극 협력할 것임을 공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장 화백의 친일 행적으로 1944년 3월 친일단체인 국민총력조선연맹·조선미술가협회·조선군 보도부·조선총독부 정보과가 후원하고 일본어판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경성일보가 주최한 결전미술전 입선과 입선작품의 주제를 거론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장 화백의 친일행위를 알리는 거리 전시회와 이순신 장군 표준 영정 교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 등을 꾸준히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장우성 화백이 그린 천안 유관순사우의 유관순 열사 표준영정은 2007년 교체됐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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