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의원의 페이스북 글은 하루 전날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의 발언 내용에 자극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민 대변인 발언 요지는 세월호특별법 여야 재합의와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을 담고 있다. 요컨대 단식중인 세월호 사고 유가족 김영오씨와 대통령과의 면담 주선 얘기가 야당에서 나오자 민 대변인이 나서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장 의원은 이런 청와대 입장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뒤 그 글에 이어 대통령은 "국가원수가 맞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좀 심하긴 해도 대통령을 향한 다른 표현은 세월호 사고 및 특별법 문제와 관련해 시각과 관점의 차이를 표출했다는 차원에서 그러려니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국가원수`라는 끝맺음 구절은 글쓴이인 장 의원의 뒤틀린 심사가 짙게 투영돼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통령은 당연히 국가원수(元首)다. 일국의 최고지도자 반열에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장 의원의 용례는 정반대의 경우로 봐야 한다. 문맥상 `원수(怨讐)`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단식중인 김씨 면담을 대변인을 통해 공식 거절한 대통령을 지칭해 국가의 `원수`라며 힐난한 셈이 된다. 이런 식의 수사학적 기교는 중의법에 속하지만 장 의원 글을 연결해 읽으면 악의성이 엿보인다 할 것이고 단정적이기까지 하다.
장 의원은 작년 12월 개인성명에서 "`부정선거 대선결과 불복`을 선언한다"며 대통령 사퇴를 요구해 파문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그러더니 이번엔 `국가원수`라는 언사가 사달을 빚어 여당 대변인에게서 "교활한 방법으로 대통령을 모욕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장 의원의 튀는 언동 시즌 2에 빚어진 설화(舌禍)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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