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드(김진명 지음)=3류 변호사 최어진이 세계은행 연구원 리처드 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조사하며 그 속에 가려진 미국과 중국의 정치 음모를 통찰한 소설이다. 싸드(THADD·Theater of High Altitude Area Defense) 즉, 중국의 미사일 시스템을 무력화 할 수 있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필두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한국 정치계를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 미국과 중국의 관계, 미국의 재정위기 등 국제 정세의 큰 흐름이 사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새움·352쪽·1만4200원

△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노마 필드 지음·박이엽 옮김)=미군 점령기 일본에서 성장한 저자가 전후 일본의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사회 구조적인 모순에서 분석한 책이다. 일본의 전쟁책임 회피와 역사적 기억의 왜곡을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저항을 통해 그렸다는 점에서 1995년 출간 당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전후 역사적 기억의 문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에서 여전히 울림이 크다. 창비·404쪽·1만7000원

△빨간 기와집(가와다 후미코 지음)=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배봉기 할머니의 솔직한 증언에 힘입어 만든 책이다.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 남의집살이를 전전하다 '일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데'라는 '여자 소개꾼'의 말에 속아 자신도 모르는 새 위안부의 길에 들어선 할머니는 '빨간 기와집'이던 위안소에서 성노예가 되었다. 배봉기 할머니를 비롯해 군 위안소와 관련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차곡차곡 담긴 이 책은 단순히 일본으로 끌려간 한국인 위안부의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상처가 국경을 넘어 힘없는 사람들에게 더 참혹하게 남는다고 말하고 있다. 꿈교출판사·312쪽·1만4800원

△상대성 이론이란 무엇인가(제프리 베네딕트 지음·이유경 옮김)=천체물리학자인 저자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아주 쉽게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E=mc²'로 대변되는 상대성이론을 복잡한 개념과 수식이 아닌, 자연의 법칙과 빛의 속도는 누구에게나 똑같다는 원리를 적용해 풀어나간다. 더 나아가 빛과 우주의 신비를 블랙홀에 빗대 풀어나감으로써 우주와 사물의 원리, 더 나아가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의 중요성 까지도 상기시킨다. 처음북스·248쪽·1만5000원

△바티칸:바티칸 회화의 모든 것(안야 그리브 지음)=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바티칸의 수많은 예술작품들을 한권으로 담아냈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카라바조, 라파엘로, 프라 안젤리코, 조토, 푸생, 티치아노, 핀투리키오 등 현재 바티칸에 전시되어 있는 거장들의 작품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300점 이상의 조각과 지도, 태피스트리, 필사본 등도 함께 수록돼 있다. 또한 스물두 개의 부분으로 세분화해 회화관, 시스티나 성당, 라파엘로의 방, 바티칸 궁전 및 성 베드로 대성당 등 바티칸의 박물관과 구역들을 보여준다. 시그마북스·526쪽·8만 원

△바다의 역사(서양원 지음)=지중해를 주름잡았던 로마, 해가 지지 않는 대제국을 건설한 영국, 강력한 해군력을 기반으로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에 이르기까지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는 세계의 중심이 되어 그 흐름을 주도해왔다. 책은 해군력의 발전과 역사를 살핀 것으로, 역사를 좌우한 중요한 사건들과 해군의 역할을 시대별로 소개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해양력의 미래를 진단한다. 책장 곳곳 30여 년간 해군에 몸담아온 저자의 경험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알에이치코리아·404쪽·1만6000원

△검은 호수(이하언 지음)=2007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당선과 그 해 토지문학제 평사리 문학대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평사리 문학대상을 받은 '검은 호수'를 표제작으로 9편의 단편을 묶었다. 2003년 대구지하철화재사건을 소재로 쓴 '달집태우기', 뿌리를 알 수 없어 정체성 혼란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검은 호수' 등 9편의 소설은 모두 심각하게 상처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상처를 정면으로 대응할 때만이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무와숲·272쪽·1만2800원

△새로운 세대의 탄생(인디고 서원 엮음)=올해 10주년을 맞은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청소년과 청년들의 분노와 정의의 목소리, 그리고 박명림, 한홍구 등 각계 학자들의 참회와 재건의 목소리를 담았다. 책의 1부에서 청소년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희망을 부르는 소녀 바리',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등을 함께 읽으며 거대한 폭력적 구조와 우리를 무력하게 길들여 온 힘의 실체 등을 고민한다. 2부에서 시인, 정치학자, 철학자 등이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눈 내용을 담았다 궁리·256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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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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