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나들이]족구왕

복학생 만섭(안재홍)은 학점 2.1, 토익시험 경험 전무 등 답 안 나오는 스펙의 주인공이다. 지금 당장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어도 모자랄 판에 캠퍼스 퀸 안나(황승언)에게 첫 눈에 반하질 않나, 총장과의 대화 시간에 족구장을 만들어달라고 하질 않나, 아주 그냥 '족구 하는 소리'만 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만섭과 함께 영어 수업을 듣는 캠퍼스 퀸 안나가 요즘 남자애들 같지 않은 만섭의 천연기념물급 매력에 관심을 보이고, 만섭은 급기야 안나의 '썸남'인 '전직 국대 축구선수'인 강민(정우식)을 족구 한판으로 무릎 꿇리기에 이른다. 이 역사적 족구 경기를 촬영한 동영상이 교내로 퍼져 만섭은 '그저 그런 복학생'에서 순식간에 캠퍼스의 '슈퍼 복학생 히어로'가 되고 취업 준비장 같이 지루하던 캠퍼스는 족구 열풍에 휩싸인다.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관심 속에서 드디어 시작된 캠퍼스 족구대회. 누가 봐도 허술해 보이는 외인구단 만섭 팀은 복수심에 불타는 강민이 속한 최강 해병대 팀을 이기고 사랑과 족구 모두를 쟁취할 수 있을까?

영화 '족구왕'의 복합 장르적이자 탈 장르적인 매력은 결코 한 가지 장르로만 설명되어지지 않는 청춘의 순간들을 알뜰히 챙긴 '청춘영화 끝판왕'으로 꼽기에 모자람이 없다. 최신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