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늑대는 인간의 적이 되어 대량 살해되었으며 결국 미국대륙에서 멸종 상태에 빠져 그 일부가 겨우 알래스카로 도망가 살았다.

한편 코요테는 처음에는 그런 늑대와 같은 생활을 했으나 생활을 바꿨다. 무리하게 대형 먹이를 사냥하는 것을 중단하고 쉬운 소형 짐승들을 사냥했다. 또한 목장에 침입하여 가축을 죽이는 일도 하지 않기로 하여 인간들의 집중적인 박해를 면하게 되었다.

그 결과 코요테는 북미에서도 건재했다. 같은 개 종류인 여우도 멸종 위기에 빠져 있는데 코요테만은 여전히 건재했다.

힘으로 살아가는 늑대와 머리로 살아가는 코요테의 생존경쟁의 결과였다.

북미대륙에서 머리를 쓰며 살아가는 또 다른 동물이 있었다.

스티브 교수는 4000m나 되는 높은 산맥에 둘러싸여 있는 그 초원에서 그 동물을 발견했다.

피셔였다. 피셔는 미대륙 특산의 족제비 종류 동물이었는데 족제비 종류 중에서는 대형이었다.

몸길이 110㎝, 꼬리 50㎝, 무게 8㎏쯤이며 중형 개만 했다. 피셔는 다갈색 또는 회색의 아름다운 털을 갖고 있었으며 그 모피는 검은 담비와 같이 가장 값이 나가는 호화 상품이었다.

모피가 그렇게 고가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잡으려고 따라다녔으나 피셔는 쉽게 잡히지 않았다. 피셔는 그런 사냥꾼들을 따돌릴 정도로 영리한 동물이었다.

피셔는 사람들을 따돌렸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그들을 괴롭혔다.

스티브 교수는 그 초원과 산림에서도 피셔가 사냥꾼들의 등을 친 흔적을 발견했다. 정말 기가 막히는 짐승이었다.

그 초원에도 밀렵자들이 많은 덫을 설치해놓고 있었다. 그걸 찾아다니는 스티브 교수까지도 잘못하면 발목이 걸렸을 정도로 정교한 덫들이었다.

스티브 교수는 거기서 여덟 개의 덫을 발견했는데 그중 네 개는 망가져 있었다. 누군가가 기다란 막대기로 덫을 건드린 것 같았다.

덫 주위에 덫들을 막대기로 건드려 망쳐놓은 범인이 남겨놓은 증거품들이 있었다. 넓적한 발자국과 모피, 배설물들이었다. 증거품으로 봐서 범인이 피셔임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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